4년만의 신작소설 주인공 의대생이 실종된 어머니를 꿈속서 찾는 과정 스펙터클하게 그려
주인공은 28세의 의대생, 자크 클라인이다. 아버지는 항해사로 그가 열세 살 때 항해 중 목숨을 잃었고 어머니 카롤린은 유명 신경 생리학자로 수면을 연구하는 의사다.
카롤린은 아들 자크에게 어렸을 때부터 꿈을 통제하는 법을 가르친다. ‘역설수면’이라고 불리는 수면의 다섯 번째 단계에서 자신만의 꿈 세계인 상상의 분홍 모래섬을 만들어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이 같은 수면학습을 통해 클라인은 부진했던 학업 성적을 올리고 창의성을 기르는 등 ‘잠’의 중요성과 신비로운 세계를 믿고 그 같은 세상을 보여준 어머니를 존경한다.
그러나 역설 수면 다음의 6단계를 찾던 카롤린이 비밀 프로젝트를 실행하던 중 피실험자 한 명이 사망하고, 다음 날 자신도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당황한 아들 자크는 꿈속에서 20년 뒤 48세가 된 자신을 만나 ‘말레이시아에 있는 어머니를 구하러 가라’는 말을 듣고 떠나게 된다.
1980년대 저자가 과학 전문 기자 시절에 썼던 자각몽자에 관한 르포에 뿌리를 둔, 2014년 시작된 불면증을 계기로 쓴 소설이다. 읽다 보면 잠에 대한 그간의 연구 성과와 미해결 과제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 대중적인 연구 보고서를 읽는 느낌을 준다.
소설에 등장하는 잠에 대한 이론이나 연구는 사실이다. 1899년 지크문트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을 출간, 꿈이 억압되거나 감춰진 욕망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1937년 신경 생리학자 너새니얼 클라이트먼은 평균 90분에 걸쳐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수면의 네 단계를 발견했다. 그리고 1959년에 미셸 주베가 클라이트먼의 연구를 보완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역설수면이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성과들은 잠에 대해 극히 일부를 알려줄 뿐 ‘과학’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을 통해 그 세계를 과학으로 데려오려 한다.
이와 관련 베르베르는 “현실이 믿음이라면, 꿈은 일체의 믿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숙면이 어려운 현대인에게 작가가 소설을 통해 일러주는 ‘잠 잘 자는 방법’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좋은 음식을 먹고, (한 달에 최소한 여덟 번은)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갖고, 규칙적인 시간에 자고, 잠들기 전에 심호흡을 크게 몇 번 하고, 책을 조금 읽어 봐요. 흥미로운 소설만한 수면제가 없죠. 소설을 읽는 동안 꿈에 나타날 첫 장면이 만들어져요.” 값 1만3천800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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