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세월을 아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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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에 건강관리를 잘 못해서 조금 고생을 하였다. 수년 전부터 고혈압과 당뇨가 있어서 식사조절과 운동요법으로 자신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주에는 회의도 많았고 모임도 많아 자연히 식사조절과 운동을 잘하지 못하고 건강관리에 좀 소홀했다.

 

그래서 후유증으로 며칠 고생을 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불쑥 이런 말을 했다.

“당신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 못하고,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을 구분 못해요!”

 

‘이 나이를 먹도록 아직도 몸에 안 좋다는 음식을 탐하고, 몸에 좋다는 운동은 게을리하니 나는 아직 철이 덜 든 인생이로구나!’ 갑자기 인생을 헛살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난날 살아온 날들을 모아 압축을 하면 두 단어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감사’ 또 하나는 ‘후회’라는 단어일 것이다. 인생에서 후회스러운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일까? 인생의 가장 큰 낭비는 무엇일까? 그것은 세월을 생각 없이 살아온 것일 게다.

 

성경은 말씀한다.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에서 ‘아낀다’는 의미는 길거리에 내다 버린 소중한 것을 다시 찾아오라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의 가치를 알고 살라는 말씀의 의미이다. 왜 인생을 헛되게 세월을 낭비하며 사는 것일까?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지혜가 무엇인가? 지혜 중에 가장 큰 지혜는 시간의 가치를 알고 세월을 아끼는 것이다.

 

누군가가 “시간은 금이다”라고 말했지만 이 말은 반드시 진리만은 아니다. 시간은 금이 아니라 금 이상이다. 시간은 생명이다. 금으로 생명을 살 수 있는가? 병실에서 의사 선생님을 붙들고 “선생님 살려만 주십시오. 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하면서 애원하는 환자와 가족들이 얼마나 많은가? 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시간이며 세월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참 지혜일까?

 

두 가지를 생각하고 싶다. 첫째는 우리 인생의 삶에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자주 깨닫고 사는 것이다. 성서는 세상만사가 때가 있다고 말씀한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심을 때가 있으면 거둘 때가 있는 것이다. 인생에게 허락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두 아들을 두었던 어머니의 간증이다. 큰 아들과는 달리 둘째 아들은 오토바이 폭주족 클럽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오토바이 장비를 갖추고 나가는 아들을 향해 어머니는 “얘야 잠깐 엄마하고 이야기 좀 하자” 했는데 아들은 “어머니 내일 얘기해요” 하고 서둘러 집을 나갔다. 그런데 그날 밤 급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아들의 교통사고였고 그 시간은 아들이 집을 나간 지 10분 후의 일이었다. 내일은 있다. 그러나 그날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둘째는 인생에서 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육체의 남은 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내 인생의 육체의 때가 일주일 정도 남았다면 그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까?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은 오늘을 후회 없이 살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지혜는 먼저 할 일과 나중 할 일, 꼭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내가 다 해야 된다고 덤비는 것처럼 무모한 것은 없다. 오늘을 후회 없이 하늘이 맺어 준 내 삶의 동반자를 사랑하리라. 내게 맡겨주신 가족들과 이웃들을 사랑하리라. 이들이야말로 끝까지 사랑해야 할 내게 맡겨주신 상급이기에….

 

반종원 수원침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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