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비정규직 사원을 고용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정규직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신규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기업 역시 전체의 절반이 넘어 청년 실업난 문제도 우려된다.
■정규직 전환 계획 58%…신규채용 줄어들 우려도 53.8%
26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인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364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비정규직 고용업체 143곳 중 정규직 전환 계획이 있는 곳은 전체의 58.0%(83개)였다. 기업 형태별로는 중소기업(58.7%)과 대기업(57.9%), 중견기업(55.0%) 등 모두 비슷했다.
‘전환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60개사(42.0%)는 그 이유로 ▲업무량이 유동적이어서(40%, 복수응답) ▲인건비 상승 부담(38.3%) ▲노동시장 유연성을 위해(18.3%) 등을 답했다.
전체 기업(364개)의 절반이 넘는 53.8%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한 신규채용 영향’에 ‘신규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34.1%였고, 전체의 12.1%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비정규직에 대한 유연한 기준 확립’(42%, 복수 응답)과 ‘정부 차원의 비용 지원’(41.2%)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이어 ▲산업특성 반영한 관련 제도 확립(23.4%) ▲성과 중심의 임금 차등화 제도 마련(21.2%) ▲처우에 대한 노조와의 원활한 협의(14.8%) 등의 순이었다.
■환경 변화, 불확실성…채용시장 전망은 ‘글쎄’
실제 기업들은 새 정부의 노동 정책에 맞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채용에 대해서는 일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은행권은 인터넷ㆍ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채용 확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사는 코스피가 6년 만에 박스권을 돌파하며 활황을 맞았지만, 채용시장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국내 증권사 중 채용 인원을 공개하지 않은 삼성증권을 제외한 9개사의 올해 채용 인원은 293명이다.
지난해 신입ㆍ경력 채용 인원 952명의 30%에 그친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주로 하반기에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공채 진행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한 곳도 많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실적과 환경이 나아졌다고 해도 거래 방식 등의 산업 환경 변화로 업황 개선이 고용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이어져도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채용을 늘리는 데는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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