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생활모습 살피고 제3땅굴 밟으며 호국보훈의달 맞아 분단국가 현실체험
동두천에 사는 일본인 스즈키씨(43ㆍ여)는 28일 북한이 남한 침투 목적으로 만든, DMZ(비무장지대) 일원에 위치한 제3 땅굴을 두 눈으로 직접 방문한 뒤 이렇게 밝혔다.
8년 전 한국에 정착한 그는 “최근 잇달아 벌어지는 북한 미사일 발사실험 등을 언론을 통해 접하며 자연스레 한국의 분단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스즈키씨는 “통일을 바라는 한국인들의 간절함을 이곳에서 직접 확인했다”며 “저 역시 고국으로 돌아가면 남북한의 평화통일이 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이날 파키스탄, 인도, 일본, 중국 등 스즈키씨를 포함한 외국인 20여 명과 함께 현장 안보교육을 펼쳤다. 교육 목적은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DMZ 일원에 위치한 임진각 등을 방문하고, 외국인들에게 분단국가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참가자들은 경기북부청에 의해 각 일선 경찰서별로 한국의 분단 현실을 알고자 희망하는 다문화가정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선발됐다. 이들은 통일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멀리 떨어진 북한의 실제 생활 모습을 살피고, 가이드를 통해 6ㆍ25전쟁 등에 대한 전반적인 한국 현실을 꼼꼼히 듣기도 했다.
일부 외국인은 “남북한이 아직 전쟁이 진행 중(휴전)”이라는 설명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다수는 자신의 나라에서 전쟁을 경험해보지 않아 철책 경계의 삼엄함에 낯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도에서 온 아제씽비뚜씨(44)는 “우리가 들어온 이곳 일대에 아직도 지뢰가 6만 개 이상 깔렸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정말 놀랐다”며 “전쟁과 평화에 대해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알기 어려운 올바른 안보관을 외국인에게 알린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 외국인들에게 분단국가의 현실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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