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인천지역 41개교 ‘급식 중단’

“오죽했으면” vs “그렇더라도”… 학부모 ‘엇갈린 시선’
도시락·김밥·빵·우유로 ‘한끼 해결’ 일부 학부모 동병상련 “파업 이해”
“일 하면서 주장해야” 반대여론도 아이들 ‘단축수업’ 희소식에 화색

▲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29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인천지부 부원들이 총파업투쟁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장용준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29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인천지부 부원들이 총파업투쟁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 서구 A고등학교 정문. 매일 오전 7시면 들어오던 급식용 식자재 차량이 29일 끊겼다. 이날 학생들은 저마다 도시락통을 손에 들고 등교했으며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학생들로 인근 김밥집은 북새통을 이뤘다.

 

고2 딸을 키우고 있다는 조모(47·여)씨는 “오늘 학교에서 급식을 하지 않는다고 도시락을 싸오라고 했지만, 맞벌이를 하다보니 재료를 살 시간이 없어 아이에게 등굣길에 김밥이라도 사가라고 돈을 줬다”면서도 “나도 비정규직이다 보니 솔직히 학교 비정규직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서구 B고등학교 학생들은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단축 수업을 하기 때문이다. 2학년 박모(18) 군은 “오늘 급식 때문에 단축수업 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집에서는 애들 밥은 먹여야하지 않냐며 뭐라고 하셨는데 아주머니들도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파업) 요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빵·우유 급식을 먹고 운동장에서 놀던 한 남구 C초교 3학년생은 “생각보다 사과빵이 맛없어서 그냥 친구에게 줬는데 내일은 더 맛있는 음식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오늘은 일찍 집에 가서 밥을 더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낸다는 학부모 장모(38·여)씨는 “(파업을 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일을 마치고 할 수는 없었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파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인천학교비정규직노조 파업에 따른 급식 중단학교는 41개교다. 도시락 지참을 공고한 학교는 2개교, 빵·우유 제공은 38개교다. 단축수업을 실시한 학교는 1개교다.

 

인천학비노조는 이날 오전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시교육청은 이날 650여명의 인천학비노조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천지역 내 학교 비정규직은 교무행정실무, 조리종사원, 전문상담사, 영양사 등 40여개 직종 7천800여명이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연대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3개 노조 조합원은 3천410명이다. 인천학비노조 측은 현재 10년차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차이를 80%까지 맞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금교섭안을 제시하고 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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