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지역 도우미 보도방 가격인상 화근 노래방 업주들 “수용 불가” 전면전 맞불
주류판매 금지 결의 vs 도우미 공급중단 양측 ‘출혈영업’ 폐업 속출… 휴전 돌입
노래방과 보도방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인천에선 이 싸움이 격렬한 혈투 끝에 일단 무승부로 끝난 후 연장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초 인천 연수경찰서 앞에선 연수동 노래방 업주들의 모임인 ‘연동회’ 회원들의 이상한 집회가 열렸다.
자신들이 그동안 법을 어겨가며 잘못된 주류 판매를 해왔지만, 앞으로는 술을 팔지 않겠다는 것. 대신, 이 지역 무등록 직업소개소(속칭 보도방)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들은 집회 전에 주류를 안 팔겠다고 하는 내용의 ‘준법서약서’를 작성해 경찰서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연수동 노래방 업주 87명이 참여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월초, 연수동에서 노래 도우미를 공급해주는 4곳의 보도방 업주들이 ‘연동회’에 도우미 단가를 2만5천원에서 3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인천지역 연수동 보도방은 이곳 4개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래방 업주들은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금액 인상은 어렵다”며 이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뿔이 난 보도방 업체들은 이 지역 일부 노래방에서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며 고발해 해당 노래방들이 구청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후에도 도우미 가격을 올리는 문제를 놓고 두 협회 간에 물밑협상은 간간이 있었지만,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급기야 보도방들은 ‘연동회’에 가입돼 있는 노래방에겐 도우미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며, 탈퇴를 해야만 공급해주겠다고 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노래 도우미를 공급받지 못해 사업을 접는 노래방까지 속속 생겨났다. 보도방들 또한 한동안 도우미 제공사업을 접는 바람에 급격한 수익감소를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노래도우미를 했던 사람들마저 대거 연수동 지역을 빠져나갔다.
결국, 이들 노래방협회와 보도방 업체 모두 서로 간 ‘치킨게임’을 견디지 못하고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최근에서야 잠정 합의했다.
연동회 회원인 한 노래방 업주는 “가까스로 보도방 문제는 수면으로 가라앉고 평온을 찾은 듯하다”면서도 “싸움이 완전히 마무리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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