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꼬마는 그만 실수로 싸인 받은 종이를 물에 떨어뜨렸다. 며칠 후 꼬마의 집에 싸인이 도착했는데 꼬마가 받지 않았던 인어공주 아리엘의 싸인이 끼어 있었다. ‘아리엘이 싸인 종이들을 찾아주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처음 용인 한국민속촌의 <웰컴 투 조선>에 대해 들었을 때, 디즈니랜드가 생각났다. 디즈니랜드의 프린세스처럼 민속촌 캐릭터 중 하나가 돼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 민속촌 내 정자에서 관광객들과 인사하며 포즈
를 잡고 있다.
한국민속촌은 봄 기획으로 조선의 캐릭터들이 민속촌을 활보하는 <웰컴 투 조선>을 진행하고 있다. 꽃거지를 비롯해 장사꾼, 이방, 기생, 화공, 광년이, 주모 등 총 19명의 캐릭터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6월12일 부푼 가슴을 안고 용인으로 향했다.
‘미희기생’이 기생 복장으로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며 일정을 설명했다. <웰컴 투 조선>의 메인 이벤트는 주말에 하는 ‘사또의 생일잔치’지만 평일이라 대신 ‘기생 선발대회’가 열렸다. 기자도 참가했다. 최고의 기생이 되기 위해 열심히 막춤을 췄지만 아쉽게도 우승은 못했다.
민속촌 내 어디를 가도 학생들과 관광객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기방 내 정자에서도 방문객들의 사진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 미희 기생이 “손님들~ 평일이라 행사도 많이 없고 한데, 미희 노래 한곡 듣고 가는 건 어떠우?”라는 말을 시작으로 ‘쑥대머리’와 유행가요를 부르는 동안 나도 옆에서 막춤을 추며 거들었다.
민속촌 곳곳에서 캐릭터들이 반갑게 맞아줬다. 큰주모가 나를 보자마자 “막내 기생이 왔다더니 그여?”하며 반겼다. 왕 의상을 입은 관광객의 다리를 잡고 “전하~ 저는 시계가 없사옵니다! 두고 가시옵소서!”라고 외치는 꽃거지를 본 소감은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온라인에서는 ‘꿀알바’라며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캐릭터를 제대로 연출하기 위해 이들은 더운 날씨에도 엄청난 고민과 연구를 하고 있었다.
큰주모 하효정씨는 “머리에 꽂고 있는 주걱, 말씨까지 하나하나 고민 해야 했다”며 “연기력 뿐만 아니라 기획력,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꽃거지 김정원씨도 마찬가지로 “지금 민속촌에서 조선 속 캐릭터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한 것 같다”며 “향후 어떤 방향으로 콘텐츠를 내놓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7월부터는 7080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시골외갓집의 여름>이 민속촌에서 새롭게 펼쳐진다. 벌써부터 어떤 캐릭터를 만날지 기대가 되는 걸 보니 한국민속촌의 여름도 ‘대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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