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어린이집 CCTV 있으나마나

道, 7개 시·군 3천197곳 전수조사
저장 의무·설치 위반 무더기 적발

경기도 내 어린이집 10곳 중 3곳이 CCTV를 일부러 가려 촬영되지 않게 하거나 카메라 초점을 흐리게 하는 등 ‘먹통 CCTV’인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3월27일부터 5월19일까지 부천과 용인시 등 도내 7개 시ㆍ군 총 3천197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1천17개 어린이집에서 1천322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영유아보육법 개정으로 어린이집 CCTV 설치가 의무화된 지난 2015년 이후 처음 실시된 이번 점검에서는 CCTV 설치와 운영, 유지관리 실태의 적법성 여부 등이 집중적으로 점검됐다.

 

위반사항으로는 CCTV에 저장된 영상이 존재하지 않거나 60일 이상 저장의무를 위반하는 등의 ‘CCTV 운영 위반’이 664건(50.2%)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의무설치 공간에 CCTV 미설치 및 사각지대 보완 미비 등의 ‘CCTV 설치 위반’ 458건(34.7%), ‘안전성 조치 위반’이 196건(14.8%)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안양의 A 어린이집 등 3곳은 설치된 CCTV의 카메라 방향을 벽 쪽으로 돌려놓아 촬영되지 않게 해 적발됐으며, B 어린이집(안양)과 C 어린이집(용인)은 커튼과 선풍기 등으로 CCTV를 가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D 어린이집(안양)은 카메라 초점을 흐리게 하는 등 임의로 조작하며 운영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어린이집 대부분은 교직원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현재 이번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나머지 24개 시ㆍ군 8천80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CCTV관리 및 운영실태 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남경필 경기지사는 어린이집 CCTV 운영 실태 점검결과를 보고받은 뒤 “아직 어린이집 현장에서 CCTV가 제대로 운영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잘 모르거나, 업무가 많아서 CCTV운영을 잘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꾸준한 지도 점검과 함께 컨설팅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기준 도내에는 총 1만 2천50개 어린이집이 운영 중이며 이 중 98.3%인 1만 1천848곳에 CCTV가 설치돼 있다. 나머지 202개 어린이집은 학부모들이 원하지 않아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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