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본기 안된 야구하는 꼴찌 kt wiz / 이 꼴 보려고 도민이 삭발 유치했나

홈런을 칠 때도 있고 맞을 때도 있다. 완봉패를 당할 때도 있고 완봉승을 거둘 때도 있다. 오늘의 꼴찌가 내일의 1등이 되는 것이 야구다. 장기간의 페넌트 레이스를 거치는 프로스포츠의 세계는 특히 더 하다. 프로야구 kt wiz에도 그런 기대와 기다림은 여전하다. 지금은 꼴등이지만 언젠가 명문 강팀이 될 것이라고들 믿는다. 그게 지역민의 무한한 사랑이다. 우리도 특정 시기의 성적만을 근거로 하는 평가는 최대한 자제해 왔다.

하지만, 현 상황은 그게 아닌듯하다. 단순히 27번 이기고 52번 졌다는 승률의 문제가 아니다. 실망스러운 것은 홈팬조차 부끄럽게 만드는 경기 내용이다. 보기 민망할 정도의 ‘실책 야구’가 이어지고 있다. 내야 수비의 핵이라는 유격수ㆍ3루수는 19개의 실책을 범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최악이다. 나머지 내야수들도 툭하면 빠뜨리고, 툭하면 잘못 던진다. 1루 주자를 견제하는 포수의 도루 저지율은 29.3%다. 전 구단 가운데 압도적인 꼴찌다. 

‘기본기도 안 된 야구’, ‘프로답지 않은 야구’를 하고 있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듣기에 구단주인 KT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최고 경영진이 지역 정치인에게 질책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경영자는 “야구 때문에 큰 일 났다. ○○○ 국회의원에게 성적 때문에 불려가기까지 했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시즌 초만 해도 감독과 구단 경영진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내던 그다. 이제 그 신뢰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본기도 안 된 야구’에 쏟아지는 지역 내 비난을 전해 듣고 있어서다.

출생부터 각별했던 kt wiz다. 1,300만 도민의 헌신이 있었다. 31개 시군 주민들이 연대 서명으로 힘을 보탰다. 경기도에 대한 역(逆)차별을 극복하자는 동기로 뭉쳤었다. 유치 과정에 들어간 도민의 혈세도 천문학적이다. 야구장 리모델링에 들어간 300억원 가운데 220억원이 시ㆍ도민의 세금이다. KT는 한 푼도 안 냈다. 일부에서 비난했지만, 시민들은 이해했다. 그만큼 10구단에 대한 갈망이 컸었고, 구단주 KT에 대한 믿음이 컸었다. 

도민이 바라는 기대치가 높은 것도 아니다. 만년 꼴찌라는 수식어라도 벗었으면 하는 정도다. 지더라도 근성 있는 야구를 보여줬으면 하는 정도다. 원정팀 관중에게 부끄러운 실책이라도 안 나왔으면 하는 정도다. kt wiz는 이 가운데 한 가지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만년 꼴찌고, 여전히 근성 없고, 여전히 실책 연발이다. 이러니 “이 꼴 보려고 유치 활동 했느냐”는 탄식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서운하다고 말하면 안 된다. 그럴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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