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통일 미리 준비하자” 의정부지검 남다른 학구열

검사 스터디그룹 ‘통일과 희망 연구회’
개성공단 근무 김광길 변호사 초청
검사장부터 평검사까지 북한법 ‘열공’

“선생님, 북한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거죠?”

 

지난 12일 오후 5시께 의정부지검 내 회의실에서 한 젊은 검사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강의 중이던 초빙 강사에게 질문했다. 

이날은 북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김광길 변호사(개성공단 초대 법무팀장)가 검사들을 모아놓고 개성공단 근무경험을 토대로 남북한 간 서로 다른 법체계를 설명하고 있던 자리였다. 질문을 들은 김 변호사가 이해하기 쉽게 북의 문화에 대해 설명하자 이를 꼼꼼하게 받아 적던 검사들은 새로운 사실을 하나 배웠다는 듯한 감탄사를 내뱉었다.

 

해당 수업은 의정부지검 소속 검사들로 구성된 스터디그룹 ‘통일과 희망 연구회’의 월례 정기 모임 가운데 하나다. 흔히 검사라면 세상 모든 것을 다 알 것처럼 생각되지만, 이들도 북한에 대해선 일반인들처럼 모르는 것 투성인 탓에 ‘한번 공부해보자’는 학구열 하나로 검사장부터 일반 평검사까지 뭉치게 됐다.

 

의정부지검 관할인 경기북부가 북한과 접경지역이란 특수성을 가진 탓에 전국 유일의 그룹 형성 배경이 됐지만, 다가올 통일 대비에 검사들이 중추적 역할을 하자는 욕심도 담겨 있다.

 

이날이 4번째였던 모임의 주제는 남·북 주민 5만 5천여 명이 함께 어울려 생활한 개성공단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분쟁 사례소개와 해결 방법이었다. 

김 변호사는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 간에 사귄다면?’, ‘개성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났을 경우 처벌은 어디 법에 따라야 하는지’ 등 재미있는 사례를 곁들여 공부의 흥을 돋우었다. 서로 간 법체계가 극단으로 봐도 될 만큼 달라 이를 협의했던 경험을 수업에 풀어나갔다.

 

현재 남북한 관계가 경색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의정부지검은 이를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통일법 전문가가 국내에 전무한 상황에 해당 활동을 통해 통일 전문가를 키우는 데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기북부는 앞으로 통일 한국에 중추적 역할을 할 지역”이라며 “검사들이 다가올 통일 준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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