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제한 ‘25분의 진실’… 삼성에스원 “없다” vs 직원들 “있다”

회사측 “현장요원에 강요하지 않는다” 직원들 “25분 초과땐 사유 설명해야”
윗선까지 연대 책임… 출동시 압박감 모바일 커뮤니티 ‘회사 비판의 글’ 봇물

삼성 에스원 전ㆍ현직 보안요원들이 회사 측으로부터 ‘출동 제한시간 25분’ 규정을 강요받고 있단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에스원의 거짓해명이 논란이 되고 있다.

 

본보 7월5일자 1면 ‘숨 가쁜 제한시간 25분, 위험천만 긴급출동’ 제하의 보도와 관련, 에스원에선 3차례 해명자료를 내고 “회사에선 출동요원에게 25분 이내 출동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전환심사에 출동시간은 아예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에스원은 “이번 사고는 정두표 사원(26)의 과실로 발생한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수시로 안전운행 교육을 시켜왔으므로 회사의 법적 책임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에서 근무 중인 에스원 보안요원들과 내부 직원들의 주장은 회사 해명과는 전혀 딴판이다.

 

에스원에서 근무 중인 한 직원은 19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25분 룰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5분을 초과하면 왜 늦었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며 “이런 게 빈발해지면 보안요원뿐만 아니라 윗선까지 모두 연대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회사 측 해명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또 “25분이 지체되면 계약업체들로부터 온갖 해지압력이 들어오기 때문에, 출동시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 간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한 익명 모바일 커뮤니티에도 에스원 현직 보안요원들의 25분 제한시간을 비난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한 에스원 직원은 “내가 타는 차량이 기본 출동 걸렸다하면 17㎞ 나오는데, 구역 넓은 차는 25분 초과 과다로 점수가 바닥만 기어 다니라는 것인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XX같네요”라고 푸념했다.

 

다른 에스원 출동요원은 “평가기준이 자기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니 머저리같이 기준을 세우고 방치하는 것”이라며 “자기들이 평가를 받고 피해를 받는다면 발 벗고 나서서 벌써 바꿨을 텐데”라며 경영진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에스원 관계자는 “출동시간을 관리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을 직원들에게 강요하거나 평가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두표씨(26)는 지난 2015년 6월 삼성에스원에 비정규직 보안요원으로 입사 후, 4개월 만에 긴급출동 도중 교통사고를 당해 실명과 대퇴부 골절, 뇌손상 등 19군데에 중상해를 입었다.

 

회사 측에선 정규직 전환 하루를 앞둔 지난 5월31일 그의 가족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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