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에서 읽기 좋은 신간 <비행기에서 10시간>, <휴가지에서 읽는 철학책>, <최고의 휴식>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많은 이들이 일상을 뒤로하고 떠난다. 각종 업무를 처리하느라 꿈도 못 꿨던 독서를 이번 휴가의 특별 아이템으로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무겁고 진지하기보다는 휴가를 더 완벽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신간을 소개한다.
무거운 출장길이든 가벼운 여행길이든 모처럼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가는 여행객들이 예외 없이 경험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장거리 비행’이다. 아무리 최단 비행을 할 수 있는 직항을 탄다고 해도 최소 10시간 넘게 비행기에 머물러야 한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0.24평의 감옥’이 자칫 설레는 휴가를 망칠 수도 있다.
<비행기에서 10시간>을 쓴 저자 박돈규는 심리학, 물리학, 사회학, 기상학 등에서 추출한 깨알 같은 지식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비행기에서 문득 떠올리는 의문점을 해결해주고 장거리 비행을 즐길 팁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기내식이 맛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성층권에 도달한 비행기 내부의 습도와 기압, 소음 등 환경이 달라지면서 우리의 미각이 감기 환자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기내식을 선택할 때에는 기내 특성상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의 비중을 높이는 메뉴가 좋다.
이 밖에도 좌석 선택법, 시차증훈군 극복 방법, 승무원의 비밀 공간, 꿀잠을 위한 조건, 탑승객들이 공포영화를 보지 않는 이유 등 평범한 승객의 관점에서 풀어놓은 ‘알쓸신잡’이 흥미롭다. 값1만2천원
▲드디어 도착, 재충전과 재탄생을 돕는 <휴가지에서 읽는 철학책>
반복되는 ‘업무’에 지쳤다면, 사유의 재미를 다시 찾고 싶다면, 가야 할 방향을 잃었다면, 이번 휴가는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어떨까. 프랑스 출신의 철학자 장 루이 시아니는 세상과 격리된 자신의 내면과 극적으로 대면할 수 있는 “휴가지야말로 거의 완벽하게 철학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휴가지에서 읽는 철학책>(쌤앤파커스 刊)을 전한다. 저자는 현재 몽펠리대학교에서 철학 방법론과 비평을 가르치고 있다.
책은 휴가지를 향해 떠나는 순간부터 이뤄지는 일련의 행위들을 쫓는다. 떠나다, 도착한다, 놀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옷을 벗는다, 높이 올라간다, 명상을 한다, 읽는다, 걷는다, 웃는다, 사랑한다, 모래 위에서 논다, 햇빛을 받는다, 다시 돌아간다…. 누구나 휴가지에서 겪는 이 행위들에서 철학하는 법을 제시한다. 아이들의 모래놀이에 철학을 견주고, 높은 곳에서 아래를 굽어보는 관점의 변화를 실천하게 한다.
저자는 이 같은 휴가지에서의 철학적 사유야말로 자유롭고 행복한 존재로 나아갈 수 있는 궁극적인 삶의 목적이자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벼르고 별러 떠나온 이 휴가지에서, 한가로움을 독차지한 해변에서 철학한다는 것. 그것은 독자 스스로 재충전과 재탄생의 힘을 부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좀 더 나은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값 1만4천원
정신과 전문의인 구가야 아키라는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냈는데도 피로감이 사라지지 않는 이들에게 <최고의 휴식>(알에이치코리아 刊)을 권한다. 미국에서 멘탈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피로감 대부분이 뇌 현상이라는 것을 최신 뇌과학 연구 성과를 통해 입증했다.
그는 피로감의 원인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의 과도한 활성화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DMN은 이른바 멍한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뇌 내 메커니즘을 통칭한다. 적절한 멍 때리기는 휴식과 창의력 강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우울하거나 답답한 상태로 고통스럽거나 불안한 미래를 떠올리는 등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뇌가 지나치게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것이다.
체중의 2% 정도를 차지하는 뇌는 신체 전체 사용 에너지의 20%나 된다. 더욱이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60~80%가 공회전, 즉 DMN에 사용된다. 이렇게 에너지를 낭비해버리니 아무것도 안 해도 지치고 마는 것이다.
뇌를 쉬게 하면서 진정한 쉼을 누릴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는 일상에서 간단한 습관 교정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어 스티브 잡스, 마크 베니오프 등 세계적인 CEO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에서 실행 중인 뇌 휴식법 ‘마인드풀니스’의 실천 방법 7가지를 제시한다. 핵심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값1만4천800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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