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던 고운말 꽃향기처럼 피어나…이해인 수녀 신간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 아우름22-저자사진
사진=한영희 제공

“사전 속 아름다운 말을 찾아 꺼내는 노력이 필요해요. 고운말 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26일 신간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샘터 刊)를 펴낸 이해인 수녀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한 말이다.

 

신간의 제목은 이해인 수녀가 머리글을 작성하던 중 갑자기 떠오른 것. 여러 제목이 후보에 올랐지만 선한 마음과 고운 마음이 서로 맞물려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담아 정했다. 그는 “수도자로서, 시인으로서 평소 언어생활과 언어문화에 대해 깊이 고민해 왔다”며 “전에 언어를 주제로 썼던 글과 산문집에 들어가지 않은 원고를 합쳐 엮었다”고 설명했다.

 

이해인 수녀는 고운 말이 사라져 가는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 현대에는 인터넷이 발달하며 빨리빨리 문화가 자리잡았다. 또 경쟁을 부추기다보니 사람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시간이 부족해졌다. 그는 “줄임말과 은어, 비어가 판 치며 세대 간 소통이 안 되고 있다”며 “사람들의 성미가 급해지며 막말을 하게된 것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고운말을 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이해인 수녀는 일단 마음을 선하게 길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막말을 하고 후회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러지 않으려면 절제와 인내를 갖고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이해인 수녀는 재미있는 조언을 했다.

그는 “분식집을 가면 쫄면과 유부우동, 냄비우동을 적은 차림표가 있는데 이같은 매뉴얼을 만들어보라”면서 “예를 들면 결혼식을 올리는 신랑신부, 빈소에 있는 유족들에게 뭐라 말을 건넬지 정리해보라”고 말했다.

 

이번 책에는 곳곳에 빈칸이 있다. 독자 스스로 채워가는 고운말 수첩을 의도했다. 이해인 수녀는 “화날 때 어떤 표현을 하는지 5개, 10개를 적어보라는 꼭지도 있고 기쁨을 표현하거나 축하하는 말 등을 채워보는 코너도 있다”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고운말씨를 다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간에 대해 ‘내가 썼어도 내용이 참 좋아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말했다.

“오랜 세월 언어를 위해 해온 노력이 책에 잘 녹아 있어요. 책 제목처럼 날마다 새롭게 고운 마음 갈고닦아 사랑의 꽃을 피우고, 날마다 기쁘게 고운 말씨 갈고닦아 주변과 세상을 환히 밝히는 사랑의 빛이 됩시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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