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무총리’에 앞서 세종시민으로 소개되어 박수를 받았고, 이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드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인사말을 했다. 이 곳 출신 이해찬 국회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동시에 투표할 텐데 세종시로 국회와 청와대를 이전하는 안을 올리겠다고 했다.
친노 좌장에 노무현 정부에서 실세 국무총리를 지낸 관록 때문에, 그의 이 같은 말은 참석한 세종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어 터지는 불꽃놀이는 세종시민들의 마음을 한결 설레게 했다.
이와 같은 세종시의 분위기는 지난 대선 때부터 조금씩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대선후보 모두가 한결 같이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 또는 국회 분원 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땅값이 오르고 집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지 모른다. 금년 상반기 전국 땅값이 평균 1.8% 오른 것에 비해 세종시는 3%나 뛰었다는 사실이 그걸 증명한다.
아파트 분양율도 전국 최고다. 보도에 의하면 전용 면적 98㎡ 아파트가 7억1천만원에 거래됐고,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3억6천5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던 것이 지금은 4억3천300만원에 거래되기도 하고, 세종시에서 가장 비싼 곳으로 알려진 소담동 S아파트는 전용면적 167㎡이 13억원에 거래됐다고 한다. 이와 같은 거래 형성은 앞으로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국회 분원 이전 등이 진행되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주목해야할 것은 서울 강남의 ‘큰 손’이 거래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최근 한 보도에서 6월2일부터 사흘동안 서울에서 손님들이 몰려와 도램마을 1단지에서만 8채를 사갔다는 한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을 소개했다. 또 어떤 아파트는 2014년 6월 분양가가 3억2천만원이었는데 7억원 이상에 거래돼 프리미엄이 3억9천만원, 그러니까 프리미엄이 분양가보다 높은 사태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정말 강남 ‘큰 손’은 마이다스의 손인가? 자신이 만지는 것은 모두 황금이 되는 손, 심지어 가족의 몸까지도 손을 대는 순간 황금덩어리로 변하는 손-그 마이다스의 손이 지금 세종시에 나타났다는 것.
최근 강남 ‘큰 손’은 글로벌화되어 채권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필리핀 국채에 손을 대는가 하면, 베트남 증시에까지 대거 진출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는 가운데 이제 세종시 부동산에까지 손을 대는 것으로 보인다.
강남의 ‘큰 손’은 더욱 크게 영역을 넓힐 것이라는 게 이곳 부동산 업계의 전망이다. 무엇보다 세종시의 인구가 지금 26만명을 넘어섰지만, 개발이 완료되는 2030년에는 80만명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주택의 수요 역시 대폭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세종시의 문화, 교육, 의료 등 각종 인프라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여 인구 흡입 효과를 배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프리미엄이 분양가를 초과할 정도의 부동산 과열과 투기, ‘큰 손’에 의해 시장이 좌우되는 것을 어떻게 막느냐 하는 것이다.
변평섭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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