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게 쌓아올린 ‘글로벌 삼성’… 브랜드 가치↓ 우려
박영수 특검팀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결심 공판에서 구형량을 밝혔다.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 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구형이 발표되자 경제계에서는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와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가 삼성인데, 재판 결과나 나온 것은 아니지만 높은 형량이 구형돼 브랜드 가치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5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에 삼성전자가 브랜드 가치 382억달러(약 43조 552억 원)로 10위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신용등급 하락과 같은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오너 장기공백으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세계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오너의 부재로 신성장동력 발굴이 사실상 멈춰선 상태라는 게 내부의 판단이다. 제2의 투자와 미래를 구상할 오너가 없다 보니 이후의 투자 계획도 아직 확정된 게 없다.
경제계에서는 반기업 정서가 확산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경기권 경제계 관계자는 “총수에 대한 특혜는 사회 분위기상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법이 아닌 반기업 정서 확산으로 여론몰이식의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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