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위험…전체 대리육성 규모 파악은 못해
모바일게임 리니지M이 인기를 끌면서 캐릭터 대리육성 사무실이 외국에서까지 대규모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육성은 게임 이용자가 업체에 비용을 내면 의뢰한 기간에 매일 24시간씩 캐릭터를 운영해 레벨을 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말한다.
7일 NC소프트가 밝힌 2분기 실적을 보면 모바일게임 매출은 약 937억 원이다. 1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 234억 원과 비교해 2분기에 출시된 리니지M의 매출은 약 700억 원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는 6월 21일에 출시돼 매출이 포함된 기간은 10일이었다.
이날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리니지M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동영상 한 편이 다시 관심을 끌었다. 지난 1일 한 BJ가 필리핀에서 대리육성 사업을 하는 내용을 공개한 영상이었다.
공개된 영상 속 사무실은 피시방을 방불케 했다. 수십 대의 컴퓨터와 수십 명의 현지인이 리니지M게임을 하고 있었다. 리니지M 플레이창만 9개를 띄운 모니터도 보였다. BJ에 따르면 필리핀 현지 직원만 80명 대리육성 중인 계정은 400개에 달했다. 이 사무실에서는 계정당 월 15만 원을 받고 대리육성을 해주면서 6천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리니지M 인기에 편승한 대리육성 업체가 늘어나면서 NC소프트는 회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7월 16일 NC소프트는 대리결제, 대리육성이 비정상적인 게임이용이라며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를 냈다. 대리결제나 대리육성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돼 2차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NC소프트 관계자는 “대리육성은 개인정보를 업체에 알려주는 것이 필수”라며 “이러한 행위는 모두 약관 위반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제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운영 중인 대리육성 사무실 규모는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이를 피해 운영하는 곳이 있다는 설명이다.
NC소프트 관계자는 “자동프로그램이나 매크로를 이용해 게임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발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면서도 “수동 육성 강조 등 모니터링을 피해 운영하는 곳이 있어 정확한 규모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리육성 자체가 게임 이용 약관을 위반할 수 있지만, 실정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를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6월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 등 10인이 일명 ‘게임대리업’과 ‘게임대리업 알선’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제3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와 계정정보를 공유하는 방법을 통해 부적절한 게임 결과물을 획득하고 있는 사례가 급증해 정상적인 게임 이용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제안이유를 밝혔다.
NC소프트 측은 “대리육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논의가 있던 내용이다”라며 “법이 통과된다면 자신의 사무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며 운영하는 일은 물론 대리육성 문제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