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대표 여성병원’ 정진석 수여성병원장 “의사된 후 휴가는 신혼여행뿐… 앞만 보고 달려왔죠”

개원 8년 만에 전국구 병원 성장
이젠 서울·충청서도 환자 찾아와
수원지역 의료봉사 발 벗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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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건강한 몸뚱어리 하나 믿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개원 8년 만에 수원을 대표하는 여성 병원으로 성장한 원동력을 묻자 정진석 수여성병원장은 고색동 허허벌판에 병원을 세웠던 지난날을 회상하듯, 잠시 생각에 잠긴 채 말끝을 흐렸다. 수여성병원은 2009년 개원한 병원으로, 여성들을 위한 진료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과ㆍ내과ㆍ외과ㆍ치과ㆍ한방과ㆍ물리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정 원장은 2009년, 제약회사나 의약품 납품 업체마저 찾지 않을 정도인 개원 당시의 열악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젠 서울, 경기 외곽지역뿐만 아니라 충청도에서도 온다”고 귀띔하며, 전국구 병원으로 성장한 수여성병원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같은 성장의 원동력은 ‘성실’과 ‘믿음’이라고 정 원장은 답했다. 정 원장은 “1995년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후, 휴가를 간 건 아내와 신혼여행 단 한 번뿐”이라며 “한 달에 단 하루 쉬는데, 그날마저 학회에 간다”고 말했다. 또한 2009년 허허벌판이었던 고색동 병원부지를 선택한 것에 대해 “어느 자리에 병원을 개원해도 성공할 수 있는 ‘믿음’이 있었다”며 지난날의 자신을 추억했다.

 

철인적인 ‘워커홀릭’인 그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에 “잠을 자면 저절로 해결된다”고 무덤덤하게 말하는 것을 보며, 문득 서정주 시인의 ‘자화상’에 나오는 ‘자신을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라는 구절이 귓가에 스쳤다. 정 원장은 “술과 담배를 일절 하지 않는다”며 기본적인 자기관리의 철저함을 드러냈다.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정 원장의 면모는 인터뷰 내내 자리하고 있었다. 정 원장은 병원 인근에 있는 평동 주민센터에 자비를 들여 의료 봉사활동을 나가는가 하면 수원 전역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면 두 발 걷고 나간다고 말했다. 

특히 정 원장은 수원시가 주관해 매년 이뤄지는 ‘캄보디아 의료봉사’의 기억을 떠올리며 입가의 미소를 지었다. 이어 올해 10월 말에는 수원시 4개 구, 방범기동대 및 우수대원 자녀 60명에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정 원장은 “베푸는 데 매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달랐던 그의 지난 길 만큼이나 앞으로 펼쳐질 그의 길이 문득 궁금해져 계획을 묻자, 돌아온 답이 인상적이다. 그는 “정부나 지자체가 선뜻 나서기 어려운 일을 하고 싶다. 이를테면 예술과 체육시설이 융합된 복합 문화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무명가수가 무료로 공연할 수 있고, 지역민들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마음속 깊이 가진 꿈이다”라고 말했다.

이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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