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판매대 다시 등장한 계란 구입 손길 뚝… 소비자 여전히 외면
식품안전 위생관리 시스템 강화 촉구
16일 오후 3시께 수원의 A 대형슈퍼마켓. 이날 정오께만 해도 자취를 감췄던 계란이 다시 판매대를 가득 메웠다. 이날 새벽 정부의 계란 성분 검사 결과 ‘적합’으로 판명돼 이날 정오께 계란 판매를 재개한 것이다. 본사가 기존에 우수 친환경지정농장과 전용 선별센터를 운영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업체 측에서는 생각했던 터였다.
하지만 계란을 찾는 소비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37)는 “살충제 성분의 계란이 추가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정말로 괜찮은지 의심스러운데다 아직 안심하고 먹을 순 없을 것 같다”며 “계란을 대신해 반찬을 만들 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성모씨(42)는 “문제가 없는 계란이라고 해도 이미 살충제 계란이 나왔다는 자체가 너무 큰 충격이라 당분간 먹지 못할 것 같다”며 “체계적인 식품안전 위생관리 시스템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6일 오전 산란계(알 낳는 닭) 20만 마리 이상 사육농가에 대한 1차 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 241곳의 계란을 정상 유통한다고 발표하자 일부 대형마트들이 이날 오후부터 계란 판매를 재개했다.
GS리테일은 이날 오전부터 슈퍼마켓과 편의점에 생란 판매를 재개했고, 이마트는 오후 3시부터 적합 판정을 받은 협력농가 계란을 다시 내놨다. 롯데마트도 오후 6시께부터 안전이 확인된 계란 재판매에 돌입했다. 편의점인 씨유, 지에스25, 세븐일레븐과 함께 온라인쇼핑몰 티몬도 하루 만에 계란 판매를 재개했다.
특히 이날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계란상품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오는 등 확산세를 띄면서 당분간 우려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이날 계란 판매를 재개한 도내 B마트는 3시간 동안 계란 판매량이 일주일 전 같은 시간대보다 80%나 급감했다.
B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아직 가시기 않은데다, 어디에서 또 살충제 계란이 나올지 몰라 당분간 판매는 크게 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계란은 주말 할인행사 때 손님을 끌려고 항상 홍보하는 품목인데 이번에는 아예 빼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요식업체 등은 소비자 불안을 고려해 주메뉴에서 계란을 빼거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판매 재개를 하기도 했다. 김밥 프랜차이즈인 바르다김선생은 이날 계란이 들어간 김밥 4종을 판매 중지했고, 오므라이스 등의 메뉴에선 계란만 빼고 팔기로 했다. 맥도날드는 전날 판매를 중단했던 맥모닝 여섯 종류와 골든에그치즈버거를 이날 오후부터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정자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