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물고기·쓰레기 둥둥… 대야호수 둘레길 ‘악취 진동’

산책로 둘러싼 반월저수지 오염된 채 방치 장마 후 버려진 쓰레기 넘쳐나 애물단지로
녹조 심하고 4등급 수질 폐수에 가까워 농어촌공사 “군포시와 공조, 대책 모색”

20일 오후 군포시 대야호수 둘레길이 조성된 반월저수지 일대가 각종 쓰레기와 동물사체 등이 둥둥 떠있는가 하면 심한 악취까지 풍기고 있어 산책나온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조태형기자
20일 오후 군포시 대야호수 둘레길이 조성된 반월저수지 일대가 각종 쓰레기와 동물사체 등이 둥둥 떠있는가 하면 심한 악취까지 풍기고 있어 산책나온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조태형기자
20일 오전 10시30분께 군포시 대야호수 둘레길.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호수에서 나는 악취에 인상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돌렸다.

호수에 둥둥 떠다니는 생활 쓰레기들과 물고기 사체 등을 쳐다보며 혀를 끌끌 차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부모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은 코를 부여잡고 인상부터 썼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호수의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 

신기성씨(63ㆍ가명)는 “산책하기 좋다는 말에 비가 잠깐 그친 틈을 타 찾아왔는데 악취에 쓰레기 더미까지 봐야 하니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며 “이대로 둘레길이 방치된다면 시민들의 발길이 끊어질 것이 뻔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군포시가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해 만든 지역 내 휴식공간 ‘군포 대야호수 둘레길’이 호수에서 나는 악취와 쓰레기더미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둘레길이 감싸고 있는 반월저수지가 폐사한 물고기와 쓰레기 등으로 오염된 채 방치되고 있어서다.

 

군포시와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군포 대야호수 둘레길은 반월저수지(반월호수) 위에 조성된 산책로로, 사업비 99억여 원을 들여 총 길이 3.4km 규모로 조성됐다. 특히 산책로 바닥 일부를 유리로 만들어 저수지를 구경할 수 있도록 해 놓는 등 시민들의 발걸음을 잡기 위한 시설 등을 갖췄다.

 

하지만 장마철 이후 저수지로 유입되거나 그동안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들이 넘쳐 나면서 ‘시민을 위한 공간’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실제로 녹조가 심해 하얀 종이를 잠깐 담갔다 빼니 초록색 이물질이 덕지덕지 묻어나올 정도였고, 심지어 곳곳에는 물고기 사체가 떠다니기까지 했다. 

반월저수지의 수질은 4등급(지난해 기준)으로 폐수에 해당한다. 강구영 한국외대 환경학과 교수는 “수질이 4등급이면 시민들이 보기에 미관은 물론 냄새도 심각하게 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둘레길 환경 문제를 두고 민원이 빗발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반월저수지 수질관리를 맡고 있는 농어촌공사 측이 매일 순찰을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 

총 36.6㏊(축구장 50개 면적에 해당)에 이르는 반월저수지를 관리하는 인원이 4명에 불과한 데다가 인근 왕송ㆍ어천ㆍ일월ㆍ송라저수지를 함께 담당하고 있어서다. 직원들이 뜰채로 수변가에 있는 쓰레기를 걷어내고는 있지만, 호수에 띄울 수 있는 배가 없어 호수 중앙 부분 쓰레기들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아침, 저녁으로 매일 직원이 나가서 순찰을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며 “최대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군포시와 공조해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김성훈ㆍ수습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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