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넘게 소금생산 못해… 속타는 염전 농가

잦은 폭우에 화성지역 염전들 ‘개점휴업’ 상태
시커먼 바닥엔 잡초 무성… 소금작업 손도 못대
8월 생산량 지난해 동기比 고작 10분의 1 한숨만

▲ 소금 수확이 가장 많아야 할 여름철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천일염 수확이 크게 줄어 염전마다 울상을 짓고 있다. 27일 먹구름이 잔뜩 낀 화성시 서신면 공생염전에서 한 염부가 “올해 8월 들어 딱 한번 밖에 수확을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시범기자
▲ 소금 수확이 가장 많아야 할 여름철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천일염 수확이 크게 줄어 염전마다 울상을 짓고 있다. 27일 먹구름이 잔뜩 낀 화성시 서신면 공생염전에서 한 염부가 “올해 8월 들어 딱 한번 밖에 수확을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시범기자
“하루가 멀다 하고 오는 비 때문에 두 달 동안 거의 소금 생산을 하지 못해 가슴 속이 타들어만 갑니다”

 

27일 오전 10시께 화성시 서신면 매화리 대양염전. 바닷물이 가득해야 할 염전에는 물이 빠진 채 시커먼 바닥 타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금을 퍼담아 이리저리 바삐 움직여야 할 수레도 텅 빈 채로 한켠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소금 포대를 운반해야 할 컨베이어 벨트도 덮개가 씌워진 채 개점 휴업상태였다. 

10년 동안 염전을 운영해 온 이배영씨(62)는 “장마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좋아 소금이 잘 걷혔지만,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이후 염전 작업에 손도 못 댔다”라며 “보통 길어야 25일 정도면 장마가 끝나는데 올여름에는 두 달이 넘도록 폭우가 쏟아져 소금을 제대로 구경조차 못했다”며 망연자실했다. 

염전에서 한여름인 7~8월은 소금을 생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기다. 소금이 잘 걷치려면 보통 닷새 동안은 날이 맑고 하루는 비가 와야 최적의 조건을 갖춘다. 

하지만 올 여름은 길어야 2~3일 잠깐 맑았다가 비가 지속적으로 내리는 현상이 반복돼 소금을 제대로 생산해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 씨의 염전에서 이달 생산된 소금은 20㎏들이 300포 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생산된 3천 포의 10분의 1가량에 불과했다.

 

연일 이어지는 폭우와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도내 염전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계속되는 폭우에 지칠대로 지친 염전 농가지만, 앞으로도 당분간 비가 오락가락할 것이라는 예보로 인해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 일대에 있는 염전 모두 사정은 마찬가지로 염전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조차 어려웠다. 일부 염전에는 관리한 지 오래된 듯 군데군데 잡초가 자라난 모습도 보였다.

공생 9호 염전을 운영하는 안승덕씨(53)는 “올해는 허구한 날 비가 와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30%나 줄었다”라며 “또다시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염전에 받아놓은 바닷물을 또 빼내야 한다”고 한탄했다.

 

이연복 화성염전회장(62)은 “소금농사는 날씨에 따라 크게 좌지우지되는데, 비가 쏟아지다보니 생산량이 적어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염전의 경우 보험도 들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면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수습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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