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도로 때문에 토사 쌓여 어장 황폐화”

연평도 주민, 바닷물길 막아 어패류 급감
옹진군 “현재 철거는 무리… 종합적 판단”

연평도 주민들이 어장에 토사가 쌓여 황폐화되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태원 연평 어촌계장은 28일 본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도에서 암목 선착장 방향으로 가는 ‘잠수도로’로 인해 바닷물이 흘러가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어장 진입로와 방파제 뒤쪽으로 토사가 쌓여 40ha에 달하는 어장이 죽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계장은 이곳 어장에서 주로 잡히던 굴과 바지락, 소라, 낙지 등 어족자원이 줄어들고 있다며 잠수도로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옹진군이 20여년전 연평도에 여객선 부두를 만들었고, 주민들이 차량과 오토바이 등의 교통수단을 통해 부두로 이동을 편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 도로를 만들었다”며 “이제는 이 도로가 바닷물의 물줄기를 막아 어종을 죽이는 흉물로 변했다”고 말했다.

 

특히 “예전에 이곳에 바닷물이 자유롭게 넘나들었을때는 농어와 돌게 등의 어류도 잘 잡혔는데 이제는 찾아볼 수가 없고 어류가 서식할 수 있는 바닷속 풀도 거의 없어진 상황”이라며 “바다에 돌담을 쌓아 밀물썰물의 차를 이용해 고기를 잡는 ‘돌살’도 매몰된 상태며, 더운 여름날이면 무더위에 패류가 폐사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환경평가 등을 통해 어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다리가 놓여져 있어 어장이 황폐화되는지에 대한 여부는 장기적으로 관찰하면서 판단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며 “다리를 갑자기 철거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종합적으로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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