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지역 동화천에 수개월째 토사 흘러 수 ㎞에 걸친 흙탕물… 시화호 유입 오염
최종인씨 “바닥에 토사 쌓여 생태계 위협”
시공사 “준설작업 끝나 곧 정상화 될 것”
동화천은 안산 시화호의 상류다. 도로공사 현장에서 도로를 연결하는 임시교량 바로 아래에 설치된 지름 1m의 콘크리트 흄관(배수관) 10개에서는 쉴 새 없이 흙탕물이 콸콸 쏟아져 나왔다.
한눈에 봐도 인근 공사현장에서 흘러나온 흙탕물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본보가 드론을 띄워 확인한 결과, 상류에서 시작된 흙탕물은 하류 방향으로 수㎞ 길이에 걸쳐 이어져 천 일대가 온통 흙탕물로 뒤덮여 있는 상태였다.
화성시가 도로 확ㆍ포장 공사를 벌이면서 시화호 상류인 동화천에 토사가 유출, 시화호와 안산 갈대습지공원 생태계 파괴가 우려(본보 2월2일자 6면)된다는 본보 지적에도 지난 수개월 동안 화성시와 시공사의 안일한 대응이 결국 피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화성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4월부터 비봉면 삼화리~매송면 시도 69호선(3.4㎞) 확ㆍ포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490억 원을 들여 오는 2019년까지 기존 왕복 2차선을 4차선으로 확장하고 동화교 양옆에 교량 2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공사는 동양종합건설이 맡았다. 그러나 임시교량의 토사 수t이 하천바닥으로 유실되며 발생한 흙탕물이 습지공원과 시화호로 유입됐다.
올 여름 긴 장마 탓에 임시교량 위에 있던 흙이 하천으로 흘러내려 동화천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발생한 흙탕물은 장마기간 동안 강 상류로부터 내려온 퇴적물이 쌓여 준설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화성시와 지자체는 수개월 동안 대책 마련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동화천의 상류에서 시작된 흙탕물은 습지공원과 시화호로 흘러들어 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동ㆍ식물의 터전을 위협하게 되는 만큼 더욱 철저한 방지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시화호 생명지킴이’ 최종인 대표(63)는 “시화호 상류에서 흙탕물이 내려와 하류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고, 갯벌 형태의 하천 바닥에 토사가 쌓여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우려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준설작업 때문에 부득이 흙탕물이 흘러내려 간 것으로 보인다”라며 “준설작업이 끝나 곧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애초 대안으로 제시했던 방지용 포대를 쌓는 방법으로 최대한 토사 유출을 막고 있다”라며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철ㆍ수습 박인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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