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얼빠진 용인시…문패에 태극기 거꾸로 표시

태극 문양 거꾸로 새긴 용인 ‘유공자의 집’ 문패
市, 엉터리 태극기 ‘문패’ 일부에 배포 빈축

▲ 4일 SNS상에 게재된 용인시 국가유공자의 집 문패. 페이스북 캡쳐 (2)
▲ 4일 SNS상에 게재된 용인시 국가유공자의 집 문패. 페이스북 캡쳐

용인시가 국가유공자들을 대상으로 국가 유공자의 집 문패를 배부하면서 일부에 태극 문양이 뒤집힌 ‘엉터리 태극기’가 새겨진 문패를 나눠줘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9일부터 애국지사, 6·25 참전유공자, 무공수훈자 등 용인 지역에서 거주 중인 국가유공자 1만2천여 명의 주택에 ‘국가유공자의 집’이라는 문패를 부착기로 하고 오는 12월까지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이를 배포 중이다. 국가유공자의 자긍심을 높이고, 시민들이 나라사랑 정신을 함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문패는 가로 11cm, 세로 6cm 길이에 0.4cm 두께의 동판으로 만들어졌으며 ‘용인시’, ‘국가 유공자의 집’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문구 위에는 태극기 문양이 새겨졌다.

 

하지만 배포된 문패 가운데 일부에서 태극 문양이 잘못 새겨진 문패가 나오면서 이를 받은 국가 유공자 가족들은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태극 문양의 파란색이 위로 가고, 빨간색이 아래로 간 상태로 뒤집혀 있었던 것. 

 

한 유공자 가족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틀릴 게 없어서 태극기의 색을 틀리느냐”며 “잠깐 확인만 해도 금방 알 수 있는 것인데,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는 이날 오전에서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각 주민센터에 불량 여부 확인을 요청,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오후까지 50% 이상 진행된 문패 확인 작업 결과 잘못된 문패 1개가 추가로 더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1만2천 개의 문패 중 5천5백여 개가 이미 배부된 것으로 알려져 엉터리 태극기가 새겨진 문패가 얼마나 배부됐는지는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제작된 문패에 대해 무작위로 샘플링 조사를 했는데 일부에서 불량품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현재 남아있는 수량을 전수 조사하는 중이며, 이미 배부된 문패도 확인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오희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용인시지회장은 “좋은 목적에서 문패를 배부한 것은 알지만 최소한의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게 유공자들 입장에선 기분이 좋을 수만은 없다”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시작한 일인 만큼 빠른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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