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모든 과정은 잊어라. 오직 마지막 승부의 승리만 생각해라.’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마지막 일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그동안의 모든 과정을 잊고 우즈베키스탄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승리를 거두기 위해 드디어 출격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한국시간) 자정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우즈벡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최종 10차전을 벌인다. 이날 경기는 한국 축구의 운명을 좌우할 ‘벼랑끝 승부’로 오직 승리만이 필요하다.
한국은 최종예선 A조에서 4승2무3패(승점 14)로 3위 시리아와 4위 우즈벡(이상 승점 12)에 2점 앞선 2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이 우즈벡을 꺾는다면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지만, 비기거나 패한다면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날 우즈벡과 비기고 시리아가 이란에 승리를 거둔다면 골 득실에서 뒤져 3위로 밀릴 수 있다. 현재 한국과 시리아는 골득실이 나란히 +1이다. 3위는 B조 3위와 아시아 플레이오프를 거쳐 북중미 4위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만약 한국이 우즈벡에 패한다면 최악의 경우 4위로 추락해 본선 진출이 완전히 좌절될 수도 있다. 신태용호가 우즈벡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유다.
사실 그동안 한국의 월드컵 본선 도전사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안정적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을 때도 있지만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로 운명을 결정지을 때도 잦았다.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은 연이은 일본 원정에서 1승1무를 기록해 극적인 본선 진출을 이뤘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도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1, 2차전 승리를 거두고 32년 만에 월드컵에 출전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북한과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한 뒤 일본이 이라크에 승리하지 못해야 월드컵에 나갈 수 있었다. 한국은 북한과 최종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고, 이라크가 1대2로 뒤지던 후반 44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한국은 20년 뒤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에서도 이란과의 최종전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하지만 이란에 무릎을 꿇었고, 우즈벡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룬 뒤 다행히 골 득실에서 1점 앞서 힘겹게 조 2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4년 만에 또 다시 최종전 결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외나무다리’에 선 태극전사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그동안의 과정을 잊고 오직 승리를 거둬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자력으로 이루는 일 뿐이다.
홍완식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