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리 개인전 ‘WEIGH DOWN EMOTION’, 오는 25일까지 서울예술치유허브 2층 갤러리 맺음에서

▲ 고우리, Flexible Mark (weight) 01
▲ 고우리, Flexible Mark (weight) 01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현대인은 생겨나는 감정을 무시하고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돼 버렸다.

 

고우리 작가의 개인전 은 인간 관계를 부담스럽고 어려워하는 작가의 솔직한 감정에서 시작됐다. 관계 속에서 발생한 감정과 그것을 다루는 과정을 보여준다. 회화 작품 8점, 설치 작품 1점 등 전시작에서는 고 작가가 자신이 사유한 과정을 몸으로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두 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첫 번째 테마는 ‘감정’이다. ‘Flexible Mark (weight) 01’에는 작가가 마르지 않은 유화 물감에 올라가 눕고, 뒹구는 행위를 흔적이 남아 있다. 평소 대인관계를 힘들어했던 작가는 자신의 감정을 되새기며 그림 그릴 때 쓰지 않는 근육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경직된 근육에 타인을 이해하지 못한 자신의 마음을 투영, 움직이는 동안 마음의 문제를 해소하게 되는 것을 보여주려고 의도했다.

 

‘Exterior2 02’는 캔버스 천을 긁어내 천의 날실을 드러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당연하게 여기던 것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을 때 겪는 혼란을 나타냈다.

 

두 번째 테마는 ‘가라앉히다(Weigh down)’다. 이 테마에서는 순간적이고 폭발적인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일상 속 쉽게 지나치는 감정을 잡아 스스로 소화할 시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캔버스 천을 뜯고, 날실을 구 형태로 만든 덩어리는 감정을 시각화한 것이다. 관람객은 이 덩어리가 무너지거나 찢어지는 등 변화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더불어 혼자 잘 사는 방법(Ongoing)’은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아 캔버스 천에 잔디처럼 그려낸 작품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빠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난다. 이 과정과 잔디의 유사함에 착안, 고 작가는 스트레스를 받았던 상황을 반복해 생각하며 작업했다.

 

작가는 “도구를 쓰는 것보다 몸의 일부를 직접 사용하면 인간관계 속 감정을 충실히 표현할 수 있다”며 “이번 작업을 하며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해 보고, 관계 속 감정을 소멸하며 다스렸다”고 말했다. 전시는 서울예술치유허브 2층 갤러리 맺음에서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문의(02)943-9300

▲ 고우리, Tangle
▲ 고우리, Tangle
▲ 고우리, 더불어 혼자 잘 사는 방법(Ongoing)
▲ 고우리, 더불어 혼자 잘 사는 방법(Ongoing)

손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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