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쇼크’ 헌재소장 동의안 헌정사상 첫 부결

찬성·반대 145명 동수로 낙마… 거센 후폭풍 예고

▲ 침울한 민주… 환호하는 한국당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부결되자 여야가 엇갈리는 표정을 짓고 있다.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침통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다(사진 왼쪽). 반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침울한 민주… 환호하는 한국당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부결되자 여야가 엇갈리는 표정을 짓고 있다.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침통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다(사진 왼쪽). 반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11일 일어났다.

 

청와대가 국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면서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철회로 정상화됐던 정국이 다시 얼어붙을 우려를 낳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 출석 의원 293명 중 찬성 145명, 반대 145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가결 정족수(출석 의원 과반 147표)보다 부족한 찬성표는 불과 2표였다.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헌정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사 표결이 부결된 것도 처음이어서 정부·여당에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표결에는 정기국회 보이콧을 철회한 한국당이 참여했으며, 앞서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4당 원내대표 조찬회동에서 일부 야당이 표결 연기를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날 본회의 상정 표결 방침을 정하면서 표결이 실시됨에 따라 여야간 갈등 전선이 다시 형성되고 있다.

 

김 후보자 인준 표결이 부결로 결론이 나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낙마한 인사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모두 6명으로 늘게 됐다.

 

지난 1월31일 박한철 전 소장 퇴임 이후 역대 최장을 기록하고 있는 헌재 소장 공백 또한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헌정질서를 정치·정략적으로 악용한 가장 나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늘 국회에서 벌어진 일은 무책임의 극치이자 반대를 위한 반대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수석은 “헌재소장 인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 못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전임 소장 퇴임 후 223일,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111일째로 석 달 넘게 기다린 국민은 헌재소장의 공백사태 해소를 기대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국회가) 다른 안건과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연계한 정략적 시도에도 야당이 부결까지 시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김 후보자에게는 부결에 이를만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 수석은 “이로써 헌재소장 공백사태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이 어디에 있고 누구에게 있는지 국민께서 가장 잘 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해인·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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