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러와 접촉… 北 추가 도발 여부 변수로
軍, 北 핵심시설 타격 타우러스 첫 실사격 성공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로 흔들며 전방위적 압박이 예상되지만 북한의 추가도발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도 스텔스 기능을 갖춘 장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 타우러스의 최초 실사격 훈련에 성공, 북에 대한 단독 응징을 다짐했다.
13일(한국시각)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워싱턴에서 만났고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모스크바를 방문해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담했다.
미국의 외교 수장과 북핵 담당 실무 책임자가 중국ㆍ러시아 외교라인의 핵심 인사와 잇달아 회동하는 것이다. 북핵 추가 제재에 대한 안보리 결의 내용 면에서 중ㆍ러와의 타협을 택한 미국이 양국에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압박하는 측면에서 외교 소식통들은 주목하고 있다.
안보리가 대북 원유 및 석유제품 공급의 30%를 감축하는 동시에 북한의 섬유 수출을 봉쇄하고 노동자 송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 러시아에 전적으로 달렸기 때문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중국이 유엔제재들을 따르지 않으면, 우리는 중국을 추가로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북한과 거래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러시아 측과 회담한 조셉 윤 대표는 최근 북한과의 교역 강화 조짐이 두드러진 러시아에 대해 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한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대화와 협상 트랙의 복원 문제도 미ㆍ중, 미ㆍ러 협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 참가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상과 외교장관들이 뉴욕에 집결하는 19∼25일 유엔 총회 ‘일반토의’ 기간 주요국 간의 치열한 북핵 외교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한·미·일은 오는 21일 뉴욕에서 3자 정상회의를 개최해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 결의에 강력한 대응 조치를 예고한 북한이기에 어떤 형태로든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북한도 도발의 수위와 시기를 놓고 고민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따라서 북한의 추가 도발 수위와 내용은 물밑에서 다시 모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북핵 외교’의 향배를 결정할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북핵 대응 수위를 놓고 미ㆍ중ㆍ러간 물밑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공군은 ‘벙커버스터’라 불리는 타우러스(TAURUSㆍ정식 명칭 KEPD) 미사일의 첫 실사격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벙커버스터는 적의 지하 핵심시설을 한 방에 관통하는 무기로, 유사시 북한 김정은의 지하 집무실을 정밀 타격한다.
공군과 방위사업청은 지난 12일 서해 안면도와 군산 앞바다 부근에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장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 타우러스의 최초 실사격 훈련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북한 핵실험에 대한 우리 군의 단독 응징 조치로 추진됐다.
서해 상공 F-15K 전투기에서 발사된 타우러스 미사일은 약 400㎞를 자체항법으로 비행한 후 목표지점인 직도사격장의 표적을 정확하게 요격했다.
최대 사거리 500㎞로,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타우러스는 북한 레이더망에 탐지되지 않고 군용 GPS가 장착돼 전파교란 상황에서도 목표물 반경 1m 이내 타격이 가능하다. 또 지하 시설물을 목표로 철근 콘크리트 8m를 관통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어 우리 군의 3축 체계 중 첫 단계를 담당하는 ‘킬 체인(Kill Chain)’의 핵심전력으로 꼽힌다.
공군과 방사청은 오는 2018년 말까지 도입 물량 전부를 인수해 타우러스 미사일을 전력화할 방침이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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