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후 분양한다더니… 속타는 입주자들

안성 동광아파트 짧은 분양기간 930세대중 247세대 승인 못받아
갖가지 핑계대며 분양 회피 논란 동광토건 “내부 계획·일정 고려”

동광종합토건(주)이 아파트 임차인들을 상대로 ‘5년 임대 후 분양’이란 조건을 내걸었다가 정작 분양 시기가 되자 갖가지 핑계를 대며 분양을 회피,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안성시와 동광종합토건(주)에 따르면 동광종합토건은 지난 2007년 9월19일 안성시 서운로 791-9에 14개 동, 930세대 규모로 안성중리 1차 동광아파트를 완공했다. 5년 공공임대 후 분양전환 조건이었다.

첫 분양전환 시기였던 2012년에는 동광종합토건과 임차인 간 분양가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등 진통 끝에 지난 2014년 12월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1차 분양신청을, 2015년 7월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2차 분양신청을 받아 930세대 중 891세대가 분양전환승인이 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로 분양이 이뤄진 곳은 644세대로, 247세대는 여전히 분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임차인 A씨는 “분양신청 기간을 갑작스럽게 공지하고 짧은 기간 신청을 받아 신청을 못한 사람이 많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B씨도 “내 집 마련의 꿈을 꾸고 아파트에 들어왔는데 아직까지 무주택자 신세”라며 “재산권 행사도 못할뿐더러 아파트 동 대표를 뽑을 투표권도 없다”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더욱이 2015년 이후 2년 넘게 추가 분양신청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미분양 세대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일부 임차인들이 안성시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했으나, 시 역시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분양신청이 2차례에 걸쳐 진행돼, 동광종합토건에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어서다. 시 관계자는 “동광종합토건 측에 꾸준히 협조 요청 및 면담을 실시하고 있으나, 내부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들었다”면서 “현 상황에서는 동광종합토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동광종합토건의 태도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부처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을 실시하는 것이 더 이익일 텐데 왜 분양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다만, 분양기간을 짧게 준 것만 갖고 건설사 측에 책임을 묻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광종합토건 관계자는 “모든 임차인들이 분양을 원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회사 내부적인 계획이나 일정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분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병돈ㆍ수습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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