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도림고등학교 이전 논란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극명한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시교육청은 21일 오전 10시 인천시교육청 본관 영상회의실에서 인천시, 도림고, 남촌도림동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와 함께 도림고의 근본적인 교육여건개선 방안 및 지역주민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융수 시교육청 부교육감, 한태호 시 농축산유통과장, 김종호 인천종합건설본부 건축부장, 한연주 도림고교 교장, 배창진 도림고교 학교운영위원장, 천수근 남촌도림동주민자치위원장, 문병인 남촌도림동마을공동체만들기협의회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 부 교육감은 “학교 이전 재배치와 관련해 학부모 찬성으로만 추진해도 법적 문제는 없지만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남촌, 도림동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있는 것은 알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학생들을 먼저 생각해 서창지구 이전이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도림고 관계자들 역시 “시가 농산물도매시장 공사를 철회하지 않는 한 서창지구 이전이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남촌도림동주민자치위원장 등 지역주민들은 “아이가 있는 주민들이 동네를 떠나는 건 중학교가 없기 때문인데, 고교마저 빼가면 젊은 세대들이 동네를 떠나게 될 것”이라며 “농산물시장의 주 출입구를 변경하고 도림고를 현재 위치에 유지한 상황에서 개보수 공사를 해서 교육여건을 개선하거나 그래도 이전을 해야 한다면 가까운 남촌 도림동 쪽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도림고 측은 “학교 건물이 낡았지만, 법적으로 전체 개보수 공사를 하기 어렵다”며 “외부 공사도 하고 학교 내부도 공사를 해야 한다면 학생들이 큰 피해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날 간담회는 서로 견해차만 확인한 상태로 끝났다. 시교육청은 지역주민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서를 만들어 전달키로 했다.
한편, 도림고 이전 문제는 인천시가 운영하는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이 2019년까지 학교에서 불과 80m 떨어진 곳으로 옮겨오게 되면서 학부모들이 교육환경 악화를 우려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게다가 학교인근에 인천시 남촌일반산업단지와 도시첨단산업단지조성계획이 수립돼 도림고의 교육여건이 더욱 악화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교육청은 8월 24일부터 9월 8일까지 총 11회에 걸쳐 도림고 이전 관련 학부모 및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고, 도림고 인근 지역 주민 30만명(표본 1천500명)을 대상으로 10월 말까지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김경희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