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항 붉은 불개미 유입차단 빈틈없게 하라

인천항 검역당국이 초비상 상태다. 추석연휴 기간 국민들을 불안케 한 외래 붉은 불개미의 인천 유입 차단에 인천항 유관기관들이 총출동하고 있다. ‘살인 개미’로 불릴 만큼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붉은 불개미는 꼬리에 맹독성 침이 있는 외래 곤충으로 생태계도 크게 해친다는 점에서 검역당국이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북미에선 한해 평균 8만여 명이 이 붉은 불개미에 쏘이고, 이 중 100여 명이 사망한다. 붉은 불개미는 화물 컨테이너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으로 지정했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추석연휴 초반인 지난 1~2일 인천항 전역에 특별방역을 실시했고,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예찰트랩 100개를 설치했다. IPA는 추석연휴가 끝나는 10일부터 벌크화물을 통한 붉은 불개미의 유입을 막기 위해 북항·내항·신항 등에서 특별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일단 발 빠른 조치로 보인다. 다행이다.

국내에서 붉은 불개미가 처음 발견된 건 추석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날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개미 25마리를 찾아냈고, 이튿날 1천여 마리가 있는 개미집을 발견, 모두 박멸했다. 검역본부가 이후 열흘 동안 감만부두에 대해 정밀조사를 한 결과 추가로 나온 붉은 불개미는 없었다. 하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하루에 알을 1천500개까지 낳을 수 있는 여왕개미의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여왕개미는 죽었을 가능성이 크며, 붉은 불개미가 다른 지역으로 퍼져 나갔을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찜찜하다. 여왕개미가 죽었다면 사체가 어딘가 있어야 할 텐데 이를 발견하지 못했으니 꺼림칙하다. 이에 따라 붉은 불개미가 더 유입됐거나 앞으로 추가 발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검역당국이 아직도 붉은 불개미 확산 방지를 위해 확인해야 할 최초의 유입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매우 실망스럽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붉은 불개미가 선체나 컨테이너에서 발견된 게 아니어서 유입 경로를 바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입 경로를 속히 밝혀내야 한다. 그래야 인천항 등의 유입 차단 작업도 효과적일 수 있다.

붉은 불개미는 남미 중부지역이 원산지로 현재 미·중에 유입돼 정착한 상태다. 지난 5월엔 중국에서 일본에 도착한 배의 컨테이너에서 붉은 불개미가 발견돼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7월부터 전국 공항·항만 등에서 조사를 실시해왔다. 그런데도 부산항에서 대량 서식하는 붉은 불개미집이 3개월 만에 발견된 건 그만큼 당국의 방역 체계가 허술했다는 증거다. 이런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인천항은 물론 전국 공항·항만의 붉은 불개미 유입 차단 방역망을 빈틈없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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