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합의, 사드 갈등해결 전기되어야

한국과 중국이 원화와 위안화를 맞교환하는 통화스와프가 어려운 협상과정을 거쳐 연장되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협정 만기일인 지난 10일 기간과 규모를 종전과 동일하게 맞춰 기간 공백 없이 11일부터 발효키로 한 새 협정을 체결했으나, 기술적 검토를 거쳐 오늘 밝힌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로 한국과 중국은 총 56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향후 3년간 연장하게 되었다. 그동안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문제를 가지고 양국 간의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되었다. 특히 사드문제로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연장에 합의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합의는 그동안 사드배치 문제로 인해 갈등 양상으로 치달았던 양국관계를 개선시킬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상당히 크다. 이번 통화스와프 연장 합의는 사드배치 이후 한·중 양국 간의 이뤄진 정부 차원의 첫 협상이라는 점에서 향후 양국관계 개선에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

한·중 양국은 지난 3월 한국관광 금지령이 나오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어 국내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가 공식 거론될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다. 중국의 일방적인 사드 보복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피해 규모는 올해 말까지 무려 8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관점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합의는 향후 중국과의 무역교류나 금융협력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 간 경제협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상징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정부는 이번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협상 성공을 계기로 중국과의 정치·외교적 갈등을 해결하는데 더욱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물론 이번 통화스와프 연장 합의가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에 사드문제와 같은 정치·안보와 별개로 경제를 분리시키는 중국 전략의 일환일 수도 있다.

때문에 이번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합의를 가지고 한·중 양국관계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다소 섣부른 판단이다. 중국 지도부의 사드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은 아직도 변화된 것이 없다. 그러나 오는 18일 개최되는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권력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면 한·중관계는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통화스와프 연장 합의를 기회로 삼아 중국에 대하여 더욱 세련되고 치밀한 전략적 사고에 의한 외교적 접근을 통해 사드배치로 야기된 양국 간의 갈등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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