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마을버스와 협의도 없이 노선 허가”

733번 시내버스 ‘스타필드 고양·원흥역’ 경유추가 반발
“수익 나오는 민감한 노선 허가 서현운수 편의 봐줬다”
市 “관련법 근거해 결정된 것, 협의사항 아니다” 해명

고양시가 특정 시내버스에 유동인구가 많은 노선을 추가해 주면서 같은 노선을 경유하는 마을버스 업체들과 일절 협의하지 않아 해당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시내버스 노선 변경이 기존 마을버스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해야 할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수익이 나오는 민감한 노선이었던 점을 고려, 마을버스 업체들과의 면밀한 사전 협의가 진행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6일 시와 마을버스 업계 등에 따르면 25일부터 구파발역에서 삼송역, 원흥역, 원흥지구 등을 거쳐 서울 마포구청, 합정역, 홍대 입구 등까지 운행하는 733번 시내버스가 운행에 들어간다.

 

733번 시내버스는 고양시 관내 시내버스 업체인 서현운수가 운행한다. 서현운수는 같은 계열사인 서울운수가 운행하던 서울시 시내버스였던 7733번 버스를 지난해 인수, 버스 번호를 733번으로 변경했다.

 

서현운수는 기존 버스가 적자 노선이었지만, 고양 삼송·원흥지구 개발과 스타필드 고양, 이케아 고양점 등이 입점하면서 늘어나는 승객 수요를 고려해 해당 버스를 인수, 총 12대 버스를 이용해 20분 정도 간격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서현운수는 올해 기존 버스 노선과 같은 노선으로 운행하기로 결정해놓고, 시의 허가를 받아 승객이 많은 스타필드 고양과 원흥역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방식으로 경유지를 추가했다.

 

그러나 스타필드 고양과 원흥역 주변은 1개 시내버스(95번)와 4개 마을버스(024, 045, 046, 075B) 등이 운행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자신들과 협의도 없이 시가 서현운수 733번 버스를 승객들이 많은 ‘알짜 정류장’을 운행토록 조치해 편의를 봐줬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마을버스업계 관계자는 “시가 앞으로는 버스 노선 신설이나 변경 시 주변 버스 업체들과의 협의도 진행했으면 한다”며 “733번 버스가 같은 노선을 운행하면 20%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가 노선 추가 등 손실 보전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버스 노선 변경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자동차사업법에 근거해 결정된 것으로 타 버스업체들과 협의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고양=유제원ㆍ김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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