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조사결과 최초 공개
33곳 중 7곳서 유류·중금속 등 유해물질 대거 확인
환경단체 “미군이 정화해 반환하라” 공개사과 촉구
환경부가 반환을 앞둔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환경오염정보를 사상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오염 치유문제가 지역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게 됐다. 다이옥신과 유류, 중금속 등 복합적인 토양오염 사실이 확인되면서 치유문제를 놓고 한·미 양국간 치열한 책임공방이 예상된다.
■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심각한 오염 여부 사실로 드러나
29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캠프마켓 일부 부지 반환절차를 진행 중이다. 총 면적 47만9천622㎡ 중 22만8천793㎡가 우선 반환절차 대상이다.
환경부는 SOFA 공동환경평가절차에 따른 기지 내부 환경현장조사를 지난 2015년 7월과 지난해 6월 2차례에 걸쳐 실시했지만,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부는 미군과의 합의 끝에 33곳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반환 협상이 진행 중인 미군기지 내부 환경조사 결과가 기지 반환에 앞서 미리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다이옥신류, 유류, 중금속, 테트라클로로에틸렌, 폴리클로리네이티드비폐닐 등 심각한 유해물질이 대거 확인됐다. 이 중 독성이 강해 암을 유발할 수 있고 인체 기관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다이옥신류는 33개 조사지점 중 7군데에서 1천pg-TEQ/g(피코그램: 1조분의 1g)을 초과했으며 최고농도는 1만347pg-TEQ/g으로 나타났다.
유류의 경우 석유계총탄화수소 최고농도가 2만4천904 mg/㎏, 벤젠 최고농도는 1.6 mg/㎏, 크실렌 최고농도는 18.0 mg/㎏으로 나타났다. 또 중금속은 구리·납·비소·아연·니켈·카드뮴·6가크롬·수은 등의 오염이 확인됐으며, 납 최고농도는 5만1천141.6 mg/㎏, 구리 최고농도는 2만9천234.2 mg/㎏으로 각각 나타났다.
■ 캠프마켓 토양오염 정화주체 놓고 책임공방 불가피
캠프마켓 내 맹독성폐기물 처리를 주장해 온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30일 오전 캠프마켓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한미군 공개사과와 오염정화를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수십만 명의 인천시민이 살고 있는 부평의 한복판에 캠프마켓이 맹독성 폐기물을 처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지금까지 맹독성물질을 방치한 주한미군의 공개사과와 함께 이를 정화해 반환할 것"을 촉구했다.
부평구 역시 ‘미군기지 반환활용 자문위’를 열고 환경단체 등과 함께 환경부에 명확한 토양정화기준 마련과 관련자료 공개를 요구하기로 했다. 또 주한미군과 국방부가 오염되지 않은 부평미군기지 부지부터 반환할 것을 재차 건의하기로 했다.
문제는 그동안 오염이 확인된 반환대상 미군기지 내부를 주한미군이 나서 정화한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염정화 주체를 두고 한·미 당국간 책임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SOFA 규정에 따라 캠프마켓 환경오염과 반환에 대해 주한미군 측과 건설적인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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