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치·분권 모델 가능성 제시한 경기 창조오디션

경기도의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은 오디션이라는 공개 경쟁을 통해 시ㆍ군의 우수한 정책을 발굴, 지원하는 행정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관광 인프라 개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 시ㆍ군이 직접 구상한 정책을 오디션 방식을 통해 최대 100억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민선 6기 이전엔 31개 시ㆍ군에 시책추진보전금을 적당히 쪼개 나눠줬다. 2013년엔 1천762억원의 재정보전금을 369개 시ㆍ군 사업에 투입, 1개 사업당 예산 지원이 4억7천여만원에 불과했다. 사업의 중요성과 예산 규모 등을 고려하지 않고 조금씩 나눠주다 보니 효과는 당연히 미비했다.

이에 도는 예산을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오디션이란 공개 경쟁을 행정에 도입했다. 오디션을 통한 예산지원 방식을 획기적으로 도입한 것은 경기도가 전국 최초다. 도는 창조오디션으로 연간 10개 내외의 우수한 정책을 선발, 사업당 최대 1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집중지원 했다. 올해까지 4회 대회를 치르며 모두 32개 사업에 1천640억원의 지원을 했고, 곳곳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

광명동굴은 폐광을 이용한 관광 인프라 조성으로 지난해 142만명, 올해 10월 현재 1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등 수도권 랜드마크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올 3월 준공된 감악산 힐링파크는 출렁다리와 감악산 둘레길, 구곡빌리지 단지, 자연학습체험장 등이 꾸려지면서 개장 이래 75만명의 관람객 방문 등 파주시 관광산업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안산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센터 구축사업’으로 탄생한 ‘청년큐브’는 관내 10여 개 기업에 창업 노하우 등을 제공하며 창업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매출도 높다. 이처럼 창조오디션에서 배출된 정책들이 지역발전을 이끌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경기 창조오디션이 정책 발굴과 기획 등 시ㆍ군 공무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자리 잡으면서 ‘정책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ㆍ군 공무원의 참여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도는 오디션으로 선발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으면서 시ㆍ군의 자율성도 대폭 확대됐다.

특히 1천여 명의 도민이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을 직접 선택하면서 오디션의 의의를 더하고 있다. 도는 2015년 2회 행사부터 도민평가단을 본선 심사에 참여시켜 현재까지 1천300명의 도민이 직접 정책을 평가하고 선정했다.

경기 창조오디션은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자치와 분권을 실현할 수 있는 모델로 제도적 보완을 통해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 참여 확대 등으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는 등 도와 시ㆍ군, 시민사회가 함께 도민과 도정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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