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인천 주안노인문화센터장 “어르신도 사회구성원… 올바른 역할 부여해야”

韓 노인빈곤율 OECD 국가 중 최악
장구·마술 등 아동전문 강사로 육성
‘보람찬 인생 2막’ 복지향상에 앞장

▲ (사진)김성준 주안노인문화센터장

“노인에게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과 위치를 부여하게 되면 지역사회에 큰 반향이 일어납니다.”

 

인천 남구 주안동 ‘주안노인문화센터’에서는 노인들을 장구와 마술 등 분야의 강사로 양성해 자격증을 주고 지역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강의하게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쑥쑥 키움 어르신’이라는 지도자 양성과정도 운영해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어주는 노인을 양성하고 있다.

 

김성준 주안노인문화센터장은 “지금의 어린이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무릎을 베고 잔 기억이 없는 세대로 조부모의 사랑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젊은 청년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탁한 음성이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남다른 노인복지 철학을 가진 김 센터장이 복지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아동복지교사 인천지원센터’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다. 이후 그는 2013년 7월 주안노인문화센터로 자리를 옮기며 노인복지 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김 센터장은 “유럽의 복지국가들은 65세 이상 노인이 되면 상당한 연금을 받게 되면서 중상위층이 되기 때문에 65세를 기다린다”며 “한국의 노인은 은퇴 후 연금도 없는 상태에서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 다수 발생하는 데 이는 심각한 문제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마을의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 노인이 되는 것은 태어나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며 “일제침략과 6ㆍ25전쟁, 산업화, 민주화 과정 등을 단시일 내에 겪은 이 시대 노인들이 이 사회에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노인의 개념으로 ‘선배시민’을 언급하며, 노인에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올바른 역할을 부여하는 게 노인복지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인들이 단순히 거리에서 휴지를 줍고 교통건널목 교통안전지도 등의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배시민으로서 역할을 확실히 부여해 마을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사회의 안정을 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센터장은 자신의 복지 철학에 대해 “사회복지란 시민의 삶을 바꿔주는 것”이라며 “국민의 세금을 균등하게 배분해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줄이고 소외계층이 질병으로부터 보호받고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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