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트럼프 美 대통령 “무역적자 개선” 일성… 도내 경제계 ‘대응전략’ 이렇게
FTA 종료돼도 국내 기업 수출감소 효과 제한적… 지나친 우려 금물
美, 상품수지 적자 핑계 농수산물·법률 등 서비스 시장 추가 개방 속셈
가이드라인 만들어 내 줄 것은 내주고 지킬 것은 지키는 실리 협상 주문도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한에 맞춰 미국발(發) 통상 ‘쓰나미’가 예고된다.
특히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여러 나라와 무역적자 상태를 원치 않는다”며 한ㆍ미 FTA 개정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경기지역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의 미국 수출 비중이 큰 만큼 더욱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존 한미 FTA 상품무역수지에 대한 우려보다는 앞으로 미국이 꺼내 들 새로운 카드에 주목하라고 당부했다.
고준성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정책연구실 박사는 “이미 지난달 통상 장관 회담에서 한미 FTA와 관련해 사실상 재협상을 하기로 한 만큼 빨리 공청회 등을 국내 통상 절차법에 따라 투명하고 신속,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품무역과 관련해 최악에는 한미 FTA가 종료돼도 국내 기업의 수출감소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박사는 “이미 FTA를 통한 양국의 관세인하가 상당 부분 진전돼 재협상을 통한 관세인하 일정을 촉진하거나 유예하더라도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기존의 산업 부문에서 우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도체와 휴대전화는 이미 무관세이고, 자동차의 관세는 2.5%밖에 되지 않아 FTA로 얻는 이익은 별로 없다고 보면 된다”고 단언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질이 높아진 만큼 가격 경쟁력만으로 우위를 선점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FTA 재협상으로 인한 타격은 그리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전종찬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장은 “미국은 상품수지 적자를 핑계로 상품 부문에선 농수산물, 법률 등 서비스 시장을 추가로 얻어내려고 초기에 강수를 두는 것”이라며 “그동안 한국 제품의 질이 상당히 높아진 만큼 관세가 다시 부활한다고 해도 경쟁력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 본부장은 FTA 재협상으로 우려하는 도내 기업은 ‘수출 다변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본부장은 “대미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기업은 다른 지역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FTA와 관계없이 트럼프 시대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만큼 새로운 관세 장벽에 대비해야 한다. 최대한 무역 관계에서 꼬투리가 잡히지 않도록 서류, 인허가 승인, 계약서 등을 꼼꼼히 살피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내 줄 것은 내주고, 지킬 것은 지켜야’한다는 실리를 강조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 미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한 상황에 있는 만큼 지킬 것은 지키고 어느 정도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것인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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