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부력식 실패하자 이번엔 22억 들여 고정식 공사…혈세만 낭비한 ‘산정호수 수변 데크’
애초부터 고정식이 필요했지만 검증안된 부력식 강행하다 훼손
市는 자재 등 재활용 계획이지만 목재·쇠틀 대부분 사용 어려워
포천시가 11억여 원을 들여 산정호수에 설치한 부력식 수변 데크가 준공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부서지고 내려앉아 무용지물이 되자 책임론까지 대두했지만 흐지부지된 가운데 최근 22억여 원을 들여 또다시 고정식 수변 데크 설치공사를 시작,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시와 관광객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1년 10월 11억8천여만 원을 들여 산정호수 내 부력식 수변 데크를 넓이 2m, 길이 545m 등의 규모로 설치했다. 그러나 봄철에는 모내기 등으로 농업용수가 많이 사용되면서 호숫물 수위가 낮아지자 수면 위에 부력으로 떠 있던 데크를 잡아주고자 설치한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내려앉고 뒤틀리는 등 사실상 원형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로 변해버렸다.
이는 산정호수가 수심이 깊어 고정식 데크를 설치해야 하는데도 산책로 설치에 급급한 나머지 검증되지 않은 부력식 수변 데크 설치를 강행했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산정호수를 찾은 관광객들은 둘레길을 돌다 무용지물로 흉물스럽게 훼손된 부력식 수변 데크 앞에서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당시 시도 공법 잘못 적용을 시인하고 책임자에 대한 문책론까지 대두했지만 흐지부지되고, 여론이 잠잠해 지지자 최근 22억여 원을 들여 이번에는 고정식 수변 데크 설치공사를 시작하면서 이번에는 고정식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설명까지 부연했다. 또한, 재활용 자재가 많아 예산 낭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주장과 현장의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목재 데크는 60% 이상 쓸 수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10%나 겨우 사용할 정도이고, 나머지는 썩어 폐기 처분했고, 목재 데크를 받치는 쇠틀도 녹이 슬어 거의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데크 난간은 60% 정도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 A씨는 “현재의 산정호수 주변의 둘레길을 잘 다듬어 사용하면 될 것 같은데 굳이 호숫가로 수변 데크를 또다시 설치한다고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 대형 크레인이 설치된 공사장 주변을 지나려면 안전사고 위험마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산 낭비가 아니라 상당한 자재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예산이 절감되는 측면이 있다. 재활용 자재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