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 사랑 주는 만큼 우리가 더 행복합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위탁가정 최학운·박원선 부부

▲ 초록우산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1)
가정위탁보호사업은 친부모의 질병·가출·사망·수감·학대 등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친가정에서 아동을 키울 수 없을 경우, 위탁가정에서 일정 기간 아동을 양육했다가 다시 친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가정위탁보호 제도는 아동과 친부모의 재결합을 도와 가정해체를 방지하고, 아동이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할 수 있어 의미 있다.

 

박원선씨(44·여), 최학운씨(56) 부부는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두 명의 아이를 차례로 가정위탁보호해 왔으며 친가정으로 성공적으로 복귀시켰다. 지금도 한 명의 아이를 위탁보호 중이다.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박원선씨와 최학운씨를 만났다.

 

박씨는 첫 위탁아동을 보호하기 5~6년 전부터 여유가 있으면 위탁가정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그는 “예전에 TV프로그램에서 위탁가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관심이 생겨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다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알게 됐다”며 “이후에 3남매를 다 키우고 나서 남편에게 위탁가정을 해보자고 말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해 바로 신청했다”고 회상했다.

 

부부는 2015년 막 100일이 지난 여자아이를 두 달 보호 양육하다 친가정으로 복귀시켰다. 이후 돌 된 여자아이를 1년 정도 양육했으며 지금은 다섯 살 된 여아를 한 달째 돌보고 있다.

 

박씨는 “처음 어린아이를 데려왔을 때 오랜만에 아이를 안아 키워보는 거라 손목이 시큰거리기도 했지만 기저귀를 사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면서도 설렜다”며 “지금 맡고 있는 다섯 살 위탁아동은 애교가 많아 늘 집안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남편인 최학운씨도 거들었다. 최씨는 “두 번째 위탁아동의 돌잔치를 직접 마련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수수팥떡을 꼭 돌상에 올려야 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며 “아이 울음소리가 울리니 집안 분위기가 달라지고, 그럴 때 너무나 행복해 힐링된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나 가끔은 주위 편견에 상처받는다고. 최씨는 “주위에서 대단하다, 하고 싶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그럴 바에야 자기계발하라는 따가운 말을 듣기도 하는데 그럴 때 속상하다”며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만큼 우리도 사랑받는다는 기분이 드는 데 그 행복은 어떤 것에도 비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세 번째 위탁아동을 맡은 만큼, 가정위탁보호제도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한다는 박씨는 “아이들이 시설에서 자라지 않고 따뜻한 가정에서 계속 자랄 수 있고, 무엇보다 친부모에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위탁가정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인식 자체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편 최씨는 “제도에 사회적인 관심이 커져 점진적으로 지원이나 예산도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친가정으로 복귀한 아이들을 만나긴 어렵다. 그러나 두 부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아이의 안부를 물으며 늘 아이의 행복을 바라고 있다.

 

“아이들을 맡기 전 친부모와 한 번 만나는데 그때 친부모들이 아이와 쉽사리 떨어지지 못하던 게 생각나요. 친부모가 그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도 친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라고 있을 겁니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평범한 삶을 누렸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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