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지점 개설 저축은행 16개 달해
첨단기업 메카 판교테크노밸리 영향
운용자금 대출 덩치 키우기 ‘안성맞춤
저축은행이 성남 분당구로 몰리고 있다. 지점뿐만 아니라 본점까지 들어서면서 분당은 저축은행 중심지가 돼 가고 있는 모양새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성남시 분당구(판교 포함)에 본점을 두거나 지점을 낸 저축은행은 총 16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의 모든 저축은행 본점과 지점 수가 79개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 5개 가운데 1개는 분당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도 다양하다. SBI, OK, JT, 웰컴 등과 같은 대형저축은행은 물론이고, 한국투자, 현대, OSB, KB, 페퍼, 키움, 신한, 융창, 공평, 남양, 모아, 세람 등 중소저축은행도 분당구에 지점을 차렸다. 분당구의 중심지인 서현역 인근에서는 한 건물 건너 한 건물에서 저축은행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저축은행이 분당구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에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영향이 크다. 지난 2012년 본격적으로 가동한 판교테크노밸리는 IT·NT·BT·CT 등 1천306개 첨단기업이 들어서 한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운용자금을 대출해주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1천여 개 넘게 입주하고 있다는 점은 저축은행은 물론 1금융권에도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입주기업은 물론이고 주변 상권의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부분도 분당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분당구 내 분당신도시와 판교신도시가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저축은행의 분당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분당신도시와 판교신도시는 전국 신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집값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 만큼 거주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여신·수신 영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분당신도시와 판교신도시는 개발 당시 서울 강남권 주민들이 상당수 유입됐기 때문에 영업에 유리하다”며 “최근엔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이 대거 몰려들면서 회사별 고객 유치전도 치열하다. 사회공헌은 물론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JT저축은행의 경우 1사1교 금융교육 자매결연으로 지역 학교의 학생을 채용하고 있으며, 세람저축은행은 매주 월요일 밤 9시까지 야간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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