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안정 기여, 생산비용 절감…수출시장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
[서울=경기일보/민현배 기자] 우리 경제가 견딜 수 있는 원/달러 환율이 1천184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천100원 붕괴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이처럼 전망했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경제 회복세, 경상수지 흑자 지속, 한중 관계 개선 등이 원화가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또 국내 경기가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장을 보이며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른 국제 교역 증가 등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어 국내 달러 유입이 증가했다. 또 한국 증시도 호조세를 보이고,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도 순유입을 유지하며 원/달러 환율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 리스크 완화, 한중 관계 개선 등 불안요인이 일정부분 해소되고, 경제성장세 지속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점 등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의 긍정 영향을 몇 가지 꼽았다. 우선 수입물가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자물가 안정, 기업의 생산비용 절감 및 설비투자 확대 등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원화표시 수입 가격을 인하시켜 유류비 및 수입 소비재 품목 가격 인하로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한다. 기업 역시 수입 원자재 및 수입 중간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생산비용 부담이 감소하며, 설비투자 비용 부담이 완화돼 국내 설비투자 확대에 기여한다.
반면, 부정적 부분도 제시됐다. 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 둔화,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 등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원화 강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 하락 시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된 우려가 존재한다.
불완전 수출가격 전가로 기업의 이윤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 환율 변동이 수출가격에 전가되는 정도를 분석한 결과에서 환율의 수출가격 전가율의 추정치는 ?0.19로 나타났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10%p 하락(원화가치 10%p 상승)하는 경우 수출가격은 1.9%p 증가하는 것으로 나머지 8.1%p 부분은 기업의 손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수출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도 우려된다. 원/달러 환율 하락 시 달러표시 수출가격의 상승으로 수출 시장에서 경쟁국 대비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수출 감소 및 기업의 부가가치 급감으로 수출에 크게 의존하던 최근 경제 회복세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존재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1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인 1천116원은 균형환율 1천184원 대비 약 5.7% 정도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한국 경제의 현재 수준 대내외 여건을 감안했을 때 산업과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인 1천184원보다 원/달러 환율이 과도하게 고평가 돼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고평가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에 큰 어려움을 줄 것으로 판단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급락을 방지하기 위한 미세조정을 포함한 시장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며 “원화 강세 시점을 기회로 자본재 투자, 해외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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