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을 입고 치료 중인 북한군 귀순 병사의 의식이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군 병사를 치료 중인 이국종 수원 아주대병원 교수는 22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18일 오전 9시께 병사의 기도에 삽관된 관을 제거했고, 안정된 상태로 자가 호흡을 하고 있다”며 “환자의 의식은 명료한 상태지만 큰 수술과 총상 등으로 심리적 우울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지 관통상으로 인해 좌측 상지에 혈류장애가 있어 절단을 고려했으나, 진행 상황이 좋아 절단은 하지 않았다”면서 “기생충 문제도 약이 잘 들어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북한군 병사는 지난 13일 오후 3시31분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했고, 이 과정에서 복부와 우측 골반, 양팔, 다리 등 5곳 이상의 총상을 입었다. 이후 우리 군에 의해 구출돼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옮겨져 귀순 당일과 지난 15일 두 차례에 걸쳐 대수술을 받았다.
2차 수술 직후에는 대량 출혈과 복강 내 오염 등으로 인해 위중한 상태였지만, 지금은 가벼운 농담까지 할 정도로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이 교수는 “의식을 회복한 환자에게 소녀시대의 ‘지(GEE)’를 오리지널, 락, 인디밴드 등 3가지 버전으로 들려줬더니, 오리지널 버전이 가장 좋다고 했다”며 “미국 드라마와 미국 영화도 좋아하더라”고 전했다.
북한 병사의 신원은 만 24세 오모 씨로,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와 국민, 언론의 알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의료기록은 비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북한 병사는 지속적인 검사와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교수는 “추가검사에서 발견된 B형 감염에 대해서도 치료하고 있다”며 “감염 등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상태가 확인될 때까지 적어도 수일 이상 중환자실 치료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의 조사를 받기 위해서는 한 달가량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군 당국에 병사가 한 달 정도는 회복한 뒤에 조사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며 “환자의 이송과 치료에 대해선 관계 기관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