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노후화 과정서 서로 다른 행보

1990년대 초반 조성돼 노후화된 수도권 1기 신도시 주택 시장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분당·평촌은 수직증축 리모델링 예정 단지의 가격이 오르고, 일산·중동 등은 인근 택지지구의 새 아파트로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10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2000년 이전 물량의 90% 이상이 공급된 1기 신도시는 4~5년 안에 재건축연한(30년)을 채우는 아파트가 많지만 재건축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신도시 계획에 따라 대규모 고층 단지 위주로 조성된 까닭에 재건축 사업성이 높지 않아서다. 대지지분 차이가 커 소유주간 협의가 까다로운 주상복합 아파트도 여럿 있다.

 

이에 분당과 평촌에선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인기다. 리모델링은 연한기간이 15년으로 재건축보다 짧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재건축 단지에 적용되는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분당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 승인을 받은 ‘한솔마을 주공5차’는 사업이 본격화 되면서 약 2년간 정체됐던 매매가가 급등했다. 이 단지 전용면적 74㎡는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4억7천만 원 안팎에 매매됐으나 리모델링 안전성 심의와 건축심의를 통과하자 지난 10월 5억2천700만 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평촌의 ‘목련2단지 대우선경’ 전용 58㎡도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4억2천만 원선 시세를 유지하다가 리모델링 건축심의 안정성 검토 착수 후인 지난달 4억9천500만 원에 팔렸다.

 

반면 일산 중동 등에서는 주변 택지개발지구의 새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분양권 시세도 확 올랐다. 일산신도시 인근 장항동 한류월드개발부지에서 지난해 4월 분양한 ‘킨텍스 원시티(M2블록)’ 전용 84㎡ 분양권은 분양가(5억6천540만 원)보다 9천만 원 가량 오른 6억5천400만 원에 지난달 팔렸다.

 

신규 분양 시장도 열기가 높다. 일산 인근 고양 지축지구에서 지난 7월 분양한 ‘지축역 센트럴푸르지오’는 1순위 청약 평균 16.34대 1를 기록했다. 일산동구 식사2지구에 전용 59~84㎡ 802가구가 이달중 분양되는 ‘일산자이 2차’에는 지난달부터 주말마다 300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분양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큰 분당·평촌 등은 리모델링을 하지만 타 신도시들은 접근성 좋은 주변 개발지구로 이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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