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생화 ‘척척’… ‘자판기시대’ 화려한 부활

4차 산업혁명 시대 발맞춰 무인시스템ㆍ자동화 급속 확산 영향
인건비 걱정서 해방 매력… 화장품 업체 등 대기업까지 도입 가세

▲ 안산 꽃너울 꽃자판기
▲ 안산 꽃너울 꽃자판기

커피와 음료수만 팔던 자판기 시대는 갔다. 몇천 원만 넣으면 자판기에서 반찬이 나오고, 싱싱한 생화를 즉석에서 뽑을 수 있다. 아이스크림, 한우 등도 손쉽게 뽑을 수 있는 이색 자판기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이 화두에 오른 데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무인시스템ㆍ자동화 등이 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영향이다.

 

13일 오후 1시께 안산 단원구 고잔동의 한 거리에 설치된 한 자판기 앞. 길을 걷던 3~4명의 주부가 자판기에서 꺼내 든 것은 두 송이의 꽃이었다. 자판기에는 비누 꽃 뿐만 아니라 보존처리 된 생화 프리저브드도 함께 진열돼 있었다. 가격대는 9천 원에서 3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이 자판기는 꽃 자판기 업체인 ‘꽃너울’ 측에서 만든 것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자판기 설치 관련 지속적으로 문의가 들어와 현재까지 28대의 자판기를 보급했다. 꽃너울 관계자는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설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올해가 가기 전에 부천, 의정부 등에 10대 정도를 더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젓갈과 김치, 죽 등 다양한 반찬을 비치한 자판기도 생겨났다. 화성시 영천동의 한 반찬가게는 정문에 아예 가게 안에 반찬 자판기를 마련했다. 자판기에는 젓갈ㆍ김치ㆍ죽 등 약 50여 종의 반찬이 비치돼 고객들은 입맛에 맞게 반찬을 구매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들의 편의를 위해 언제든 원하는 상품을 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편의를 더했다.

 

개인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자판기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화장품 업체 이니스프리는 지난 1월 말에 서울 여의도에서 화장품 자판기 ‘미니숍’을 공개해 현재까지 두 곳에서 운영 중이다. 아이스크림 업체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5월 말부터 서울 청담동의 지점에 아이스크림 자판기 ‘아이스크림 ATM’을 마련했다. 

이 외에 케이터링 업체 원더키친은 샐러드 자판기를 인천 부평구청역에 설치했고, 농협은 내년부터 ‘IoT 식육 스마트 판매시스템(한우자판기)’를 보급한다. 현재 농협중앙회 본관과 서대문구 지역에 시범 설치했으며, 생고기, 양념 고기 등 20여 종의 고기를 300g 단위로 진공 포장해 판매한다. 내년 3~4월께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최소 500여 대가 수도권에 보급될 예정이다.

 

자판기 판매ㆍ유통업체인 미래자판기연구소는 “계속해서 무인화, 자동화 등이 강조되고 있어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자판기들이 많이 나올 것” 이라고 전망했다.

▲ 화성 서민반찬 반찬자판기
▲ 화성 서민반찬 반찬자판기

권오탁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