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때문에 학습권 침해… 학교발전기금 달라”

트레이더스 산본점 오늘 오픈 신기초 학부모회 피해보상 차원
年 2천만원 요구에 산본점 “불가” 교육지원청 “불법 찬조금 우려”

군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회와 교장 등이 학교 인근에 들어서는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다며 매년 수천만 원의 학교발전기금과 장학금 등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할인매장이 문을 여는 날 매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불매운동까지 벌이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14일 군포시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산본점, 신기초교 등에 따르면 이마트 트레이더스 산본점은 군포시 삼성로 74(부곡동 1227의 1)에 지하 1층, 지상 6층, 전체면적 4만 6천313㎡ 규모로 15일 문을 연다.

 

이런 가운데, 매장 인근에 위치한 신기초교 학부모회는 개장 후 많은 차량 진출입으로 학생 1천여 명의 등ㆍ하교 시 안전문제가 대두되고, 대기 오염과 소음 발생 증가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모회는 “이 같은 문제가 있는 만큼 이마트 트레이더스 측은 학교발전기금(2천만 원)과 장학금 등을 매년 지급하고, 학생들의 등ㆍ하교 시 교통안전문제를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자체적으로 해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신기초교 교장도 지난 12일 김윤주 군포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구체적인 금액을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운영위원회 입장을 전달했다. 김 시장은 “공사가 끝난 후여서 이 같은 요구 사항을 들어주는 건 한계가 있다. 다른 부분에 대해선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교장은 이날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개장 후 교통 체증과 소음, 공해 등으로 인해 심각한 학습권 침해 등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것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학교발전기금 얘기를 꺼낸 것”이라며 “이마트 트레이더스 측과 학부모회 간의 입장 차가 있어 중재가 되지 않을 경우, 금액적인 부분에서 중재할 수도 있다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마트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학생들의 통학 문제는 녹색어머니회와 직원들이 협의해 안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장학금 또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학교발전기금에 대해 직접적인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 군포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측의 학교발전기금 요구는 불법 찬조금으로 보일 수 있다”며 “더욱이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군포=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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