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인천지역 고교 전학년 무상급식

市 298억 - 교육청 304억 - 군·구 128억 부담 예산안 극적 타결

고등학교 전 학년 무상급식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온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고교 무상급식에 합의하자 인천지역 교육계와 정계가 환영의 뜻을 밝히는 등 순풍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128억원의 예산을 마련해야 하는 군·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7일 시청과 시교육청에 따르면 15일 오전 유정복 시장과 제갈원영 시의회의장, 박융수 교육감권한대행, 조윤길 군수·구청장협의회장(옹진군수) 등이 참석한 확대교육지원협의회에서 시·군·구와 교육청이 6대4 비율로 고교 무상급식 예산을 분담키로 했다.

 

이로써 내년 고교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예산 730억원 중 시교육청은 304억원(41.6%)을, 시는 298억원(40.4%)을 부담하고, 군·구가 128억원(18%)을 부담하게 됐다.

 

앞서 시의회는 시교육청이 389억원(53%)을 부담하도록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시교육청 부담율이 감소했다.

 

시의회는 이 같은 시와 시교육청 결정을 받아들여 15일 본회의에서 양 기관의 예산안을 수정·발의한 뒤 통과시켰다. 수정된 예산안에 따르면 시청은 기존 고교무상급식 비용으로 책정한 213억원에 예비비 중 85억원을 추가 편성해 총 298억원을 책정했다.

 

시교육청은 세출예산안 중 고교 무상급식비 486억원 증액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시에서 85억원을 추가로 받게 되면서 부담율이 감소했다.

 

양측의 극적 합의 소식에 노현경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인천지부장은 “우여곡절 끝에 고교 무상급식이 시행돼 다행스럽고, 환영한다”면서도 “재원마련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가 이뤄졌는데, 향후 차질없이 지속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중장기계획을 충실히 세우길 바란다”고 했다.

 

정계도 저마다 환영의 뜻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은 “내년부터 인천시가 영유아에서 모든 초·중·고교까지 무상급식을 하는 첫 광역자치단체가 됐다”고 평가했고, 정의당 역시 “고교 전면 무상급식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합의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데, 이번 합의는 재정상태가 고려되지 않은 졸속조치”라며 우려의 뜻을 함께 전했다.

 

한편, 이번 합의로 당장 총 128억원의 예산을 마련해야하는 군·구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인천의 한 구청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 구가 예산안 심사를 마친 상태인데 추가로 재원 확보를 해야하는 상황이 돼 당혹스럽다”며 “일단 당분간은 시교육청과 시청 예산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군·구 부담부분은 추경에서 확보를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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