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문제에 발목잡힌 남북교류… 道, 내년을 꿈꾼다

올해 목표치 40%인 21억 기금만 집행→ 내년엔 55억 목표

연이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경기도의 올 한해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가 올해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집행한 예산은 총 21억 원으로 올해 목표의 40%에 불과했다.

 

당초 도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 인도적 대북 지원사업과 스포츠 교류 등 다양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해 총 50억 원의 기금을 집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 한해 도가 집행한 기금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 21억 원으로, 이 중 북한에 직접 지원이 이뤄진 것은 지난 6월 외국 민간단체 유진벨재단을 통해 시행된 북한 결핵 환자 지원사업비 5억 원이 유일했다.

 

나머지의 경우 통일부와 서울시, 강원도와 함께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개성 만월대 유물 특별전’을 개최하기로 하면서 지원한 5억 원을 비롯, 국내 통일기반조성을 위한 통일교육과 대북지원 국제학술회의 개최, 개성공단 입주기업 판로 지원, 중국 교포를 대상으로 한 민족공동체 지원사업, 북한 이탈주민 정착지원사업 등 북한의 의지와 무관한 사업에 집행됐다.

 

더욱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올해 역시 남북관계가 호전되지 못하면서 도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을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현재 남아있는 남북교류협력기금은 131억 원이며 도는 이 중 55억 원을 내년에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올해 추진하려다 북한의 거부로 무산된 말라리아 방역지원사업, 개풍 양묘장 사업, 남북 스포츠 교류 등 10여 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북한 귀순 병사 치료과정에서 알려진 북한의 기생충 문제 해결을 위한 구제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내년에는 남북관계가 호전돼 다양한 대북교류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사업을 철저히 준비해 남북관계 개선 때 바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지난 2004년 평양 식품공장 설비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2006년 평양 당곡리 농촌 현대화 사업 등 활발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남북관계가 나빠지며 점차 위축돼 2015년 평양에서 열린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를 마지막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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