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들의 외유 얘기라면 이젠 신물이 난다. 이를 비판하는 글을 쓰기도 식상할 정도다. 그럼에도 이를 못 본 체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인천 연수구 의원이 해외 연수를 핑계로 딸 졸업식에 참석하거나, 신청한 출장비보다 저렴하고 관광 코스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말썽을 빚고 있다.
지난 13일 연수구의회 예결위에서 곽종배·정현배 의원은 A의원이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9일까지 13일간 해외연수를 간다며 출장비 250만원을 받은 뒤 출국, 미국 미시간 대학에 재학 중인 딸 졸업식에 참석했다고 했다. 이에 A의원은 “딸 졸업식은 이미 지난해부터 예정돼 있었고, 자신의 연수 일정과 겹쳐 동료 의원의 제안으로 ‘졸업식’과 ‘연수’를 접목시켜 연수를 다녀온 거라고 해명했다.
딸 졸업식 참석이 어째서 공무인가.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못한 옹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 격’이다. 그는 4월 27~28일 졸업식에 참석하고 나머지 일정을 시카고의 공원 운영상태 등을 돌아보고 왔다고 했다. 그는 또 4월에 있었던 일을 이제 와서 거론하는 건 개인적 감정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문제점을 흐리게 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또 이날 예결위에선 B의원 등 4명이 지난 5월 12일부터 20일까지 7박 9일 일정의 미국 테마공원 견학을 갔다 온 걸 문제 삼았다. 계획보다 저렴하고 관광코스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이용, 외유성 공무 국외 여행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당시 B의원 등 4명에 책정된 출장비는 1인당 250만원이었지만, 패키지 상품은 1인당 199만원이었다. 곽·정 의원은 쓰고 남은 돈은 회수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횡령혐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평구의회도 C의원에게 외유성 공무 국외 여행을 승인해줘 논란이 일고 있다. 안내자 격인 구청 직원의 동행 없이 의원 1명만의 국외 여행인데다 출장기간 중 비교시찰 상대국 기관방문 일정이 전혀 없는 사실상 1인 여행에 불과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C의원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 등지로 공무 국외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당초 “주민이 선도하고 참여하는 오사카의 특색 있는 지역 축제를 배워 부평지역에서 열리는 대규모 축제에 올바른 정책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위한 해외여행”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가 제출한 계획서는 외유성 일정으로 가득하다. 오죽하면 1인 배낭여행이 아니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최근 잇단 지방의원 외유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지방의원들이 외유를 강행한다는 점이다. 이들의 공인의식 및 도덕수준을 짐작게 한다. 앞으로 이들의 해외 견학 보고는 공개 검증돼야 하고 관광성 외유는 적절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