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최저임금 16.4% 인상… 中企ㆍ소상공인 ‘자동화 바람’

평택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부품 절단 부문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려 준비 중이다. 

공정의 불량률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지만,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7천530원으로 올해(시급 6천470원)보다 16.4% 인상돼 인건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지자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직원 130여 명 가운데 10여 명의 인원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A씨는 “가족처럼 함께 일한 직원들을 내보내는 데 상당한 고민을 했지만, 도저히 늘어나는 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당분간 다른 기업과 연계에 일자리를 주고,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수익이 더 늘어나고 임금 등이 안정되면 다시 부르려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지역 중소기업ㆍ소상공인 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일부 업체들은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공장 자동화나 무인자동화 기계에서 살길을 찾고 있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2018 중소기업 경기전망·경제환경 전망조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5곳 중 1곳꼴(18.1%)로만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나머지 80% 이상의 기업이 ‘미정’(40.6%)이거나 ‘채용계획이 없다’(41.3%)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16.4% 오르면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올해보다 15조 2천여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아르바이트 시장 역시 다르지 않다. 알바천국이 자영업 및 중소기업 고용주 1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43.4%가 내년에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 대신 이미 무인기계를 ‘사용 중’(10.9%)이거나 ‘사용 의향이 있다’(30.4%)는 응답도 41.3%에 달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PC방·편의점·슈퍼마켓·주유소·이미용업·음식점·택시·경비 등 경영난에 처한 업종에 대해서는 ‘업종별 차등 적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의 일괄적용이 아닌 편의점이나 음식점, 미용실, 주유소 등 최저임금 적용에 크게 영향을 받는 업종은 최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업종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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