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안전의식의 부재와 소방당국의 미숙한 대응으로 대형참사가 또 발생했다. 지난 목요일 충북 제천시 소재 노블 휘트니스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사망하고 36명의 부상하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 역시 후진국형의 참사요인인 인재(人災)로 볼 수 있어 한국사회의 안전불감증과 소방당국의 미숙한 대응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최근 수년동안 우리는 인재에 의한 대형참사의 쓰라린 경험을 했음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반복되고 있어 과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고가 발생할까 두렵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4년이 되어 가고 있지만 대형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경인지역의 경우, 2014년 5월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1층에서 가스배관 용접작업 중 안전 소홀로 화재가 발생해 9명이 죽고 69명이 다쳤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에서 21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그뿐 아니다. 2015년 1월 의정부 아파트 화재로 5명이 숨졌다. 지난 2월 화성시 동탄 아파트 단지 상가건물에서 어린이 놀이시설 화재로 4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달 초에는 인천에서 급유선과 낚싯배 충돌로 13명이 죽었다. 그때마다 안전의식을 강조했고 또한 정부는 사고 발생 시 골든타임 내에 희생자를 최소화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경찰· 검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합동 현장감식을 참관한 유가족들은 스포츠센터 운영자가 얼마나 허술한 안전관리를 하였는가를 오열과 탄식으로 대신하고 있다. 비상구는 찾을 수도 없는 위치에 사물함으로 막혀있고 관리인도 두지 않아 비상시에 안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고, 더구나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외장재 ‘드라이비트’공법을 사용했으니, 화재 시 대형참사의 발생은 자명한 것 아닌가.
소방당국의 대응도 역시 허술했다.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차 접근이 어려웠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없다. 여탕에 갇힌 희생자들이 연기 질식을 피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여러 곳에 있는 유리벽을 여하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재빨리 깨기만 했더라도 이렇게 많은 희생자는 없었을 것이다. 안에 갇힌 희생자들이 유리를 깨달라고 얼마나 소리를 쳤는데도 물만 뿌리는 소방차가 무슨 소용 있는가. 초반대처의 기본수칙도 모르는 것 아닌지. 제대로 작동도 하지 못한 굴절차를 장비라고 가지고 온 소방당국의 책임 소재는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제천시 스포츠센터 대형참사를 계기로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진단과 책임규명을 해야 한다. 안전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이런 대형참사는 또 발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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