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 시대… 우수한 농산물 수출시장 다변화 모색”
지난 50년간 농업은 기계화와 과학화 등으로 엄청나게 변했다. aT는 농업선진화와 그에 따른 농가 소득증대를 지켜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기지역본부는 맏형 역할을 해왔다.
최대 소비처인 수도권에서 안정적으로 농산물 가격을 형성하고 위생적으로 유통될 수 있게 책임져 왔다. 최근 성남 판교에 있는 aT 서울경기지역본부에서 조익춘 본부장을 만났다.
조 본부장은 “우리 농식품이 이제는 외국에서 안전하고 위생적이면서도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인식이 생겼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수요자와 공급자 간 매칭 역할 수행을 통해 수도권 농업의 자립기반 조성과 농식품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앞으로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Q 본부장 임기 중 aT가 출범 50주년을 맞았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A aT는 1967년 농어촌개발공사로 출범해 주로 농수산업 가공산업 육성에 주력하다 1978년 고추파동 이후 농수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한 수매·비축사업을 맡았다. 1986년 농수산물유통공사로 이름을 바꾸면서 유통구조 선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 2012년에는 식품기능을 강화해 현재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이름을 변경했다. 그리고 올해 12월1일로 출범 50주년을 맞았다. 새로운 50년,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선 셈이다.
이에 aT는 우리가 무엇을 위해, 왜 이 일을 하는지 고민해보고(START WITH WHY!), 설립목적에 맞는 사업과 기능에 대한 가치체계를 재정립해 직원ㆍ고객과 공유해 왔다. 앞으로도 국내농업의 자립기반 조성과 국산 농식품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생산으로부터 식품가공 및 외식 등 소비처에 대한 공사의 매칭기능을 확고히 하는 등 변화와 혁신을 통해 전진할 계획이다.
Q 2월 부임 후 1년 가까이 지역본부를 이끌었는데, 그간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A 본사가 나주로 이전한 지 3년차에 접어든 올해 2월 서울경기지역본부장으로 부임했다. 부임 뒤 우리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보고 책임감과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소통하는 노력을 많이 해왔다. 또 서울경기지역의 사업 환경을 이해하고, 수도권 본부로서 우리의 역할을 직원ㆍ고객과 공유했다. 아시다시피 서울경기지역은 aT의 최대 소비처다. 식품산업 매출액이 75조 6천억 원으로 국가 전체(192조 원)의 39.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외식업의 경우 매출액이 53조 3천억 원으로 국가 전체(108조 원)의 절반에 달하고 있다. 이런 사업 환경 여건 속에서 수요자와 공급자 간 매칭 역할 수행을 통해 국내농업의 자립기반 조성과 농식품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앞장서자고 늘 강조해왔다.
Q aT는 개방화ㆍ고령화 등 우리 농업의 위기 속에서도 수출 진흥에 많은 이바지를 해왔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A aT는 국내 유일의 농식품 수출 전문기관으로 농가, 업체를 대상으로 생산부터 해외소비까지 일관된 수출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구체적으로 농식품 생산기반, 물류채널, 안전성 확보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 농식품 수출기업의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역량제고 지원, 국가별ㆍ품목별 맞춤형 농식품 해외 마케팅 전개 등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지난해 농식품 수출은 86억 불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한 것이다. 올해도 11월 말 기준 농식품 수출액은 84억 불로 최대기록을 경신 중이다.
Q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THAAD) 보복 조치로 수출시장이 다소 주춤세를 보였다. aT의 효과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인데 어떤 대응책을 마련했나.
A 중국은 미국ㆍ중국과 더불어 우리 수출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지난해 대중국 농산물 수출 규모만 1천500백만 불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 사드의 여파에 대중국 농산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11월 말 기준)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출 신장률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 이에 aT는 내년도 대중국 농식품 수출확대 신(新)전략을 세운 상태다. 크게 나눠 △대중 맞춤형 상품 개발 및 마케팅 지원 △한국식품 유통ㆍ판매 플랫폼 구축 확대 △온라인ㆍ모바일 마케팅 강화 △서부 내륙지역 판로 확대 △민간협업모델 발굴 강화로 신 비즈니스모델 창출 등인데, 이 같은 전략이 맞아떨어진다면 내년도 수출 신장률은 상당 수준 뛰지 않을까 전망한다.
Q 경기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해 경기도와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간 성과를 말해달라.
A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20대 품목을 중심으로 해외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해외 판촉ㆍ홍보전을 추진해왔다. 또 신규 바이어 발굴 및 해외시장 정보 수집 등 수출업체 역량 강화를 위해 주요 수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박람회에 참가를 확대,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추진했다. 아울러 해외 바이어를 국내로 초청, 수출업체, 생산단지 방문해 경기 농식품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올해 경기도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5.06% 증가한 10억 5천700억 불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aT서울경기지역본부는 내년에도 경기도 특산품인 선인장, 포도, 느타리버섯 등으로 해외시장 테스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수출시장 다변화, 해외판촉전의 다양화를 모색하고 이를 위한 시장개척활동을 강화해 추진할 예정이다.
Q aT의 시장접근물량(TRQ) 운영과 수입비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A TRQ를 국내에 부족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입하는 물량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TRQ는 1995년 WTO 출범으로 모든 농산물의 관세화를 할 경우 수입 농산물에 의한 국내 농가피해가 크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자 국내 시장에 영향이 큰 주요 농산물에 대해 일정물량만큼을 저율관세로 수입보장하고, 이를 공공기관이 관리하게 해 수입 농산물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국내 농가를 보호하고자 도입한 제도라는 점을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다.
현재 aT는 올해 21개 품목 341천 톤 물량을 국영무역, 수입권 공매, 실수요자배정 등의 방식으로 관리해 국내외 여건을 반영, 도입시기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양념류 등 수급 불안 품목에 대한 TRQ 물량의 적기ㆍ적량방출을 통해 국내 농산물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또 품목별 소비특성을 고려, 수요자 맞춤형 규격, 소포장 및 직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국영무역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전액 농안기금에 불입해 국내 농업발전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Q 본부장으로서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다짐을 말해달라.
A 전국에서 가장 큰 사업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경기지역본부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걸 다시금 느낀 시간이었다. 또 우리 직원들과 소통을 하면서 그 가치를 공유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시다시피 지금은 식품ㆍ외식기업에 무조건적으로 국내산을 사용하도록 강요할 수 없는 무한경쟁 시대다. 우리 본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기업들이 우수한 우리 농산물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이에 본사뿐 아니라 타지역본부와 연계해 정보제공 및 직거래 만남의 장을 마련해 60조 수요시장의 안정적 공급처 확보를 위한 매칭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또 ‘지원업체 모집 → 지원프로그램 설명회 → 개별업체 맞춤형 지원’ 방식의 농식품기업 ‘One-stop’ 종합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공사, 도, 시ㆍ군 기초단체, 농협ㆍ수협 등 품목별 조합 등과 하동 지원활동을 추진하겠다. 우리 농업과 식품ㆍ외식산업의 연계를 위한 기반구축, 사업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농어업의 지속 발전과 농가소득 제고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조성필기자 /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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